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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
제약사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겼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면서 의사 면허가 취소된 전직 의사가 면허취소는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의사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하라"고 낸 소송과 행정법원을 상대로 "의사면허 취소를 규정한 의료법 규정의 위헌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해달라"고 낸 소송을 모두 기각했다.
A씨는 2013~14년에 걸쳐 한 제약회사 약품의 판매촉진의 대가로 해당 제약회사 직원으로부터 1억2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A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2000만원을 선고받아 지난해 9월 유죄가 확정됐다.
보건 당국은 올 1월 A씨에 대해 의사면허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의료법은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지 않은 자에 대해 면허를 취소하고 3년 이내에 면허를 재취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A씨는 "행위의 경위나 동기, 비난가능성 등을 고려해 의료인의 면허자격을 정지하는 등의 행정제재만으로도 충분히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의료법 규정은 무조건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토록 해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또 "의료법 규정으로 지키려는 국민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방지하려는 등 공익과 비교해 의료인이 입는 불이익이 과도하다"며 "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의료인이 의료 관련 범죄행위로 벌금형을 초과하는 중한 처벌을 받는 것은 당해 의료인 뿐 아니라 의료인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켜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윤리·도덕적 의무에도 반한다"며 "문제가 된 처분 규정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리베이트 수수를 금지함으로써 달성하려고 하는 국민건강 보호,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보건의료 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확보, 결격사유 의료인에 대한 면허 취소 등의 공익은 의료인이나 의약품이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매우 중대하다"며 "면허취소로 당해 의료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제한된다더라도 그 불이익은 공익에 비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원이 A씨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기각했지만 A씨가 헌법재판소에 직접 헌법소원을 낸다면 재차 문제가 된 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받을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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