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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정신병원서 '쿵' 쓰러져 그만…누구 책임?

[the L]

/사진=뉴스1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진단받아 정신병원에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환자가 병원에서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면 병원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대법원이 이런 사건에서 의료진의 과실 책임을 30%로 인정하고 별도로 위자료까지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정신분열증으로 여러차례 진단받은 환자 이모씨는 2001년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안해하며 혼잣말을 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웃음을 보이며 짜증을 내는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강박치료(환자의 신체를 직접 구속하는 치료)를 받던 이씨는 2012년 A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하고 말았다.

A병원 측은 병실에서 ‘쿵’ 소리가 나서 달려갔더니 당시 이씨는 혈압기 앞쪽에 엎어진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고 했다. 그 상황에서 의료진은 환자가 자해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강박치료, 심폐소생술 등을 실시하고 응급실로 이송했으나 이송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했다. 추후 사인은 ‘폐동맥혈전색전증’으로 판명됐다.

유족들은 의료진이 불필요하게 오랫동안 이씨의 신체를 강박하고, 강박 과정에서 당연히 시행해야 할 자세변경 등의 조치와 경과관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로 사망하게 됐다고 주장하며 병원 측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원고에게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1심 법원은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과실이 있지만 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위자료 부분에 한정시킨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자료의 금액을 이씨에게 1000만원, 그 유족들에게는 700만~200만원으로 계산해 병원 측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심 법원 역시 원고에게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심 법원은 1심 법원과 달리 “병원 의료진의 과실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며 “병원 의료진은 설명의무를 위반해 환자가 강박치료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2심 법원은 “손해의 공평하고 타당한 분담을 위해 병원 측의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2심 법원은 사망한 이씨에 대한 손해배상 금액을 일실수입과 생계비 등을 고려해 약 3억2000만원으로 계산하고 이 가운데 30%를 인정해 약 9600만원으로 산정했다. 위자료에 대해선 이씨에게 2000만원을 인정했고 그 유족들에게는 1000만~400만원으로 1심 판결보다 더 높여 계산했다. 이에 병원 측은 총 약 1억4500만원과 그 이자 등을 유족 측에 지급하게 됐다.

대법원 역시 하급심 법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병원 의료진이 보건복지부 격리 및 강박 지침을 위반해 강박치료를 실시하는 등 과실로 인해 폐동맥혈전색전증을 초래했고 설명의무를 위반해 강박치료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했다고 본 원심을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2017다204681 판결)


◇ 관련규정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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