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재소환 되고 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5일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댓글조작 공범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해 조사한 지 9일 만이다. 만약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25일 1차 수사기간이 끝나는 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특검은 이날 오후 9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관계자는 "드루킹 등과 댓글조작 공범 혐의로 구속영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게 드루킹 일당의 매크로(반복작업) 프로그램을 통한 댓글 조작과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만 적용하고, 정치자금법 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지난 6일과 9일 두 차례 김 지사를 특검 사무실로 소환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2차 소환일인 9일에는 드루킹 김동원씨와 3시간여에 걸쳐 대질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같은 조사 끝에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 측의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댓글 작업에 대해 인지한 상태에서 이를 묵인했다고 판단했다.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11월 9일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 방문해 드루킹 측으로부터 '킹크랩' 시연회를 봤다는 혐의를 받는다. 드루킹 김씨는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시연해 보여줬고, 김 지시가 고개를 끄덕이며 사용을 허락했다"고 주장해왔다. 김 지사에게 킹크랩 시연을 보여준 뒤 "불법이냐"고 묻자 김 지사가 "적법하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대선 또는 6.13 지방선거 등을 도와주는 댓가로 드루킹 김씨가 이끄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측에 오사카 총영사 등 인사청탁 거래를 받았다는 혐의도 받는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이같은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김 지사의 구속 여부는 법원이 김 지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하게 됐다. 다만 김 지사가 두 차례의 소환 조사와 대질신문에 응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고 있고, 신분상 도주나 증거인멸의 가능성 역시 낮다는 점에서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특검팀은 도 변호사에 대해서도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당했다. 만약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특검팀은 단 한 명의 피의자도 구속하지 못하고 6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게 될 수도 있다.

특검의 1차 수사 기한이 열흘 밖에 남지 않은 만큼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발부할 경우 수사 기간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에 따라 특검팀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한 차례(30일)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만약 허 특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한다면 문 대통령은 오는 25일까지 연장 승인 여부를 특검에 통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