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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은 했지만 무죄입니다"…왜?

[the L 법률상담]



경찰이 음주운전 사고로 의식을 잃고 입원 중인 미성년자의 혈액을 채취할 때 법정대리인인 아버지의 동의를 받았다면 그 혈액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이란 혐의의 유죄를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을까요?


이런 경우 미성년자 본인의 동의 없이 법정대리인인 아버지의 동의를 받고 채취된 혈액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례가 있어 소개해드립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도1228 판결).

 

미성년자인 A군(17세)은 새벽에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사고 시각으로부터 약 1시간 20분 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또는 검증영장이나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지 않은 채 A군의 아버지인 B씨의 동의만 받고 응급실에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A군의 혈액을 채취했습니다. 이후 A군의 혈액을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A군의 혈중 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에 해당한다는 감정의뢰회보를 보냈고, A군도 의식을 되찾은 후에 술을 마시고 오토바이를 운전한 사실을 자백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소사실 중 A군의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점에 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A군의 동의를 받지 않고 채취된 혈액의 증거능력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음주 측정을 위해 채취된 혈액은 피의자의 동의를 받으면 영장을 따로 발부받지 않아도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8조). 만약 피의자가 끝내 혈액 채취 및 제출에 동의를 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영장 또는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아 혈액을 채취하고 채취된 혈액을 압수할 수 있고, 이렇게 수집된 혈액은 음주운전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피의자가 사고로 의식이 없는 상태라면 혈액 채취 및 제출에 동의를 할 수 없는 경우이므로 역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 집행해야만 혈액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대법원 2011도15258 등 다수).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의식이 없어 동의를 할 수 없는 자가 미성년자인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미성년자의 경우 형사소송법 제26조에 의해 예외적으로 법정대리인이 소송행위를 대리할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도 아마 이 같은 점에 착안해 A군의 채혈과정에서 A군의 아버지 동의만 받고 A군의 혈액을 채취하고 제출받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대법원은 미성년자가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가 형사소송법 제26조에 따라 법정대리인이 소송행위를 대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6조는 ‘형법 제9조 내지 제11조의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 범죄사건에 관하여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의사능력이 없는 때에는 그 법정대리인이 소송행위를 대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9 내지 11조는 책임능력에 관한 규정인데, 일부 행정관련 법규위반죄(조세범처벌법위반죄, 관세법위반죄, 담배사업법위반죄 등)를 제외하고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범죄사건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는 형법의 책임능력 규정이 적용되는 범죄사건이므로 이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26조가 적용돼 법정대리인인 B씨가 A군의 혈액 채취 및 제출에 유효한 동의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고 달리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가능케 하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므로 원칙으로 돌아가 당사자 본인의 동의를 요하고, 본인이 의식 불명 등으로 동의가 불가능한 경우라면 영장 등에 의해 혈액을 압수해야만 비로소 그 혈액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약 수사기관이 일단 혈액을 제출받은 다음에라도 지체 없이 영장을 발부 받았다면 혈액의 증거능력은 문제되지 않았을 겁니다(동법 제216조 제3항)]

 

그런데 이 사건은 사후 영장도 발부받지 않아 혈액 채취 및 압수 과정이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했으므로 이렇게 수집된 혈액은 위법수집증거이고, 그 혈액을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의뢰회보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기초해 획득한 증거로서 역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A군이 음주운전 사실을 자백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증거가 없는 이상 그 자백은 보강 증거가 없어 단독으로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게 되고 결국 A군의 음주운전 사실을 입증할 증거는 없게 되는 결과가 됩니다. A군에게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의미에서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 관련규정

 

형사소송법


제215조(압수, 수색, 검증)

①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②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제216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처분)

③범행 중 또는 범행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없이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없이 영장을 받아야 한다.

 

제217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하는 강제처분)

①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3에 따라 체포된 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②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1항 또는 제216조제1항제2호에 따라 압수한 물건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야 한다. 이 경우 압수수색영장의 청구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하여야 한다.

③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항에 따라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때에는 압수한 물건을 즉시 반환하여야 한다.

 

제218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

검사,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기타인의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제26조(의사무능력자와 소송행위의 대리)

「형법」 제9조 내지 제11조의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 범죄사건에 관하여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의사능력이 없는 때에는 그 법정대리인이 소송행위를 대리한다.

 

제310조(불이익한 자백의 증거능력)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형법


제9조(형사미성년자)

14세 되지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제10조(심신장애인)

①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

③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11조(농아자)

농아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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