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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vs 변호사 대결, 승자는?

[the L] [AI 변호사 시대 ②] AI vs 변호사 예측 대결서 AI 완승…英 수사기관, 롤스로이스 비리 추적에 AI 활용

/사진=pixabay

변호사와 AI(인공지능)가 같은 사건을 놓고 대결을 벌인다면 누가 이길까.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대결이 지난해 10월 '리걸 테크'(legal tech·법률 관련 기술)의 첨단을 달리는 영국에서 실제로 성사됐다. 영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 100여명이 법률 AI '케이스 크런처 알파'와 맞붙은 것이다. 

종목은 영국 PPI(지급보증보험) 불완전판매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었다. PPI은 보험가입자가 예기치 못한 일로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게 됐을 경우 보험사가 대신 갚아주는 보험상품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다른 금융상품에 '끼워 팔기'로 수백만명에게 판매됐다. 이후 계약내용이나 보험료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불완전판매된 사실이 드러나 판매사들이 납입 보험료에 이자까지 290억 파운드(약 43조원)를 반환해야 했다.

변호사들과 법률 AI '케이스 크런처'는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사실관계를 기초로 각각 775개의 예측결과를 내놓았다. 케이스 크런처는 86.6%의 적중률을 보인 반면 변호사들의 적중률은 66.3%에 불과했다. 케이스 크런처의 완승이었다.

케이스 크런처의 초기 형태는 간단한 법률 질문에 자동으로 대답해주는 '챗봇'(채팅로봇)이었다. 우리나라의 AI 챗봇 '심심이' 정도로 생각하면 쉽다. 그러다 사건 결과를 예측하는 법률 AI 형태로 진화했다고 한다. 루드윅 불 등 영국 캠브리지 법대생 4명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법 공부를 하면서 컴퓨터공학을 독학했다고 한다. 미국 법률전문지 '내셔널 로 저널'은 "AI는 법에 대한 관념을 바꿀 것"이라며 케이스 크런처를 '2018년 AI 리더'로 선정했다.

조슈아 브로더가 미국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 만든 '두낫페이(DoNotPay)란 법률 챗봇도 있다. 브로더는 부당하게 주차위반 딱지를 받고 행정기관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법 지식과 행정절차 등을 학습했고, 이를 공유하기 위해 공개 사이트를 개설했다. 처음에는 질문에 일일이 직접 대답하다 챗봇을 도입했는데 여기에 25만명이 몰렸다. 두낫페이는 그중 16만건의 주차위반 취소를 끌어냈다고 한다. 

이후 두낫페이는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현재는 항공권이나 호텔을 좀 더 싸게 예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권이나 호텔 예약 내역을 저장해두면 두낫페이가 가격 변동을 대신 지켜봐준다. 기존 예약가보다 가격이 떨어지면 두낫페이가 약관 등을 검토한 뒤 더 싸게 예약할 수 있도록 대신 협상해준다. 비행기가 연착됐을 때, 항공사에서 짐을 분실했을 때에도 두낫페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두낫페이는 최근 난민신청자들을 위한 무료 법률서비스도 시작했다. 두낫페이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난민신청자와 질문·답변을 주고받으면서 신청자가 국제법상 난민보호대상인지, 신청 서류에 어떤 내용을 기재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준다. 

AI는 범죄수사에도 공헌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중대범죄수사청(SFO)이 자국 자동차 업체인 롤스로이스의 비리를 수사하는 데 AI를 활용했다. 롤스로이스는 납품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불법 로비활동을 벌인 혐의로 SFO의 수사를 받았다. 이 사건은 롤스로이스가 영국·미국·브라질 등에 총 6억7100만 파운드(약 9600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영국 정보·기술 분야 매체 CIO UK에 따르면 SFO가 롤스로이스 사건 당시 분석해야 할 문건은 약 3000만건에 달했다. 이는 조사관 70명이 4년 동안 검토해야 할 분량이었다. SFO는 문건 분석을 조사관 대신 AI에게 맡기면서 80%의 비용을 절감했다. 비리 사건 추적을 위해 매년 1억 건 이상의 문건을 분석하고 있는 SFO는 앞으로도 분석 과정에 AI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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