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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습격…AI와 전쟁 앞둔 변호사들

[the L] [AI 변호사 시대 ①] 정성호 의원 'AI 스타트업-변호사 동업 허용' 변호사법 개정 추진


변호사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변호사가 아닌 사람(비변호사)과 변호사의 동업을 금지하는 현행 변호사법의 개정이 국회에서 추진되면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1949년 변호사법 제정 이후 약 70년만에 처음으로 변호사들의 법률사무 독점이 깨지게 된다.

AI(인공지능) 변호사가 국내 법무법인에 도입되는 등 법률과 기술의 결합, 이른바 '리걸테크'(legal tech·법률 관련 기술) 시장이 태동하는 가운데 변호사법 개정으로 AI의 변호사 시장 진입이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변호사-非변호사 동업·이익분배 허용" 변호사법 개정 추진

29일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57·경기 양주)은 리걸테크 기업과 변호사간 동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준비 중이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공동발의자를 모으는 중"이라며 "이르면 9월초 발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해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비변호사가 이익을 받고 법률사건에 관해 감정·대리·중재·화해·청탁·법률상담 또는 법률 관계 문서 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알선하는 행위 역시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7년 이하의 징역에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즉 현행법상으론 기업과 변호사 사이의 동업 또는 이익분배 자체가 원천적으로 막혀 있다. 비변호사가 법률문서 자동생성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면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취급에 해당하고,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변호사로부터 수임료를 배분받는 경우 동업에 해당해 처벌된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비변호사도 법률문서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전자적 형태로 법률문서를 생성·제공하는 업무의 대가로 보수 또는 이익을 분배받을 수 있다. 다만 이익은 수임 건수나 수임료에 비례하지 않는 정액이어야 한다. 개정안은 동업금지조항에도 이런 취지의 예외 조항을 신설했다. 국내 첫 AI 변호사 '유렉스'와 같은 시스템을 비변호사가 만들고, 기존 변호사가 이를 활용하는 동업이 가능하게 되는 셈이다.

◇변호사 업계 '발칵'…생존우려

개정안 내용이 알려지자 변호사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최근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 변호사)는 "리걸테크와 변호사의 동업을 허용하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른바 '사무장 로펌'의 물꼬를 터주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냈다. 

한 변호사는 "AI나 로봇이 의료에 도입된다 해도 어디까지나 의사의 통제 하에서 하는 것"이라며 "변호사 이름을 내걸고 내부적으로 비변호사가 서비스를 운용한다 해도 외부에선 AI만 접할 뿐 변호사가 운용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전문자격사 제도가 형해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하나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AI를 이용한 스타트업과 변호사간 동업이 실제 이뤄진 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며 "인공지능이 제공한 법률서비스로 인해 당사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 AI 기술을 제공한 소프트웨어업체와 리걸테크 서비스를 제공한 회사 중 누가 책임을 지는지, 그 법적 책임의 성격은 무엇인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법안을 전달 받으면 변호사법 질의검토소위원회에 배정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AI를 자신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본다. AI 스타트업까지 시장에 들어오면 소장 작성이나 등기업무 등 대체자가 많은 법률사무를 수행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두려움에서다. 22일 기준으로 전국의 변호사 수는 2만5215명으로, 3년 후면 약 3만명이 된다. 변호사당 수임건수는 2016년 상반기 기준 월 1.69건에 불과했다.


◇"리걸테크, 2년 내 6조원 시장"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된다 해도 우려와 달리 당장 변호사들이 밥그릇을 빼앗기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설민수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지난해 논문에서 "초기 머신러닝 인공지능의 활용분야는 자동서식 서비스의 연장선에 있는 법률사무와 변호사 법률자문을 결합하는 모델이 될 수밖에 없고, 기업이 소비자 수요 데이터와 신용을 확보해 변호사 집단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도 "그러나 한국에는 이 같은 수요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고, 시장이 변호사와 관련한 정보를 가공해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모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으며 규제 가능성도 아주 높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국내에선 리걸테크 스타트업이 등장할 때마다 변호사법 위반 시비에 휘말려왔다. 변협에 따르면 △변호사 경력·소속·주요 분야 등을 홍보하는 개인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는 A사이트 △사건 의뢰 게시판에 사건이 의뢰되면 변호사들이 소송계획·수임료·예상기간 등을 제시한 답글을 달고, 의뢰인은 그 중 1인을 선택하는 역경매 방식의 B사이트 등이 변호사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변호사들의 공개된 개인 신상정보를 기반으로 인맥지수를 개발, 이를 유료로 제공한 사이트에 대해 사법불신을 조장할 우려와 변호사들의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위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반면 해외에선 영미권을 중심으로 리걸테크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에선 1100여개의 리걸테크 기업이 활동하고 있고, 투자액수는 2016년 2억9200만달러(약 3300억원)로 5년만에 3배 이상 커졌다. 리걸테크 소프트웨어 시장이 2년 후 약 57억달러(약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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