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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가 도로에 버리고 간 車 옮겨도 음주운전?

[the L 법률상담] 法, 긴급피난 법리 적용해 음주운전 '무죄' 선고


대리운전 기사가 손님과 말다툼 끝에 차량을 도로 위에 정차해놓고 가버렸다면 술을 마신 차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운전하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죄가 될까요?

 

울산지방법원은 대리운전 기사가 도로 위에 두고 떠나버린 차량을 음주상태로 300m 운전해 이동시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17고정1158 판결)

 

A씨는 지인들과의 술자리가 끝나고 대리운전 기사 B씨를 호출해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B씨는 길을 잘 모르는 듯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다리 사이에 끼워놓고 운전했는데, 이를 본 A씨는 ‘길을 잘 모르나’ ‘운전을 얼마나 했나’는 등으로 B씨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표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A씨와 B씨 사이에 크게 말다툼이 벌어졌고, 화가 난 A씨는 B씨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B씨는 차를 도로에 정차시키고는 차에서 내려 가버렸습니다. 


A씨는 대리운전 업체에 전화를 걸어 대리기사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업체는 기사를 보내줄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A씨는 하는 수 없이 차를 운전해 약 300m 떨어진 주유소 앞에 정차하고 112에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음주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40%(면허취소 해당)였습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선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동법 제148조의2 제2항에 따라 혈중알콜농도와 위반 횟수에 따라 벌금 또는 징역형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A씨의 경우 혈중알콜농도 0.140%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했으므로 A씨의 행위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를 구성하는 것은 명백합니다. 쟁점은 A씨가 차량을 운전한 것을 과연 위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 였습니다.

 

형법은 제20조부터 제24조까지 위법이 성립한다고 보지 않는 사유, 즉 ‘위법성조각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A씨의 사례에서는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됐습니다.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가 긴급피난에 해당해 위법하지 않게 되려면 그 행위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여야 합니다. 그 요건으로 대법원은 △ 피난행위는 위난에 처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어야 하고, △ 피해자에게 가장 경미한 손해를 주는 방법을 택해야 하며, △ 피난행위에 의하여 보전되는 이익은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이익보다 우월해야 하고, △ 피난행위는 그 자체가 사회윤리나 법질서 전체의 정신에 비추어 적합한 수단일 것이 필요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사례에서 법원은 △B씨가 차량을 정차하고 떠난 도로는 사고의 위험이 높은 곳이라는 점 △A씨가 차를 운전한 거리가 300m에 불과하다는 점 △A씨가 차를 안전한 곳에 정차한 후 경찰에 자발적으로 신고한 점에 비춰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사는 A씨가 지인이나 경찰에 연락해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새벽시간에 지인이나 경찰이 차량을 이동해 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지 않고, 경찰에게 음주차량을 이동시킬 업무까지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긴급피난을 위법성조각사유로 인정해 무죄를 선고한 예가 많은 것은 아닙니다. 실제 하급심 판결 가운데는 한의사인 피고인이 응급환자를 옮기기 위해 무면허 상태에서 차를 운전한 행위가 대체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이유로 긴급피난에 해당하지 않는다 해서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의 점에 대해 유죄 판결을 선고한 예도 있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05노1200 판결) 


다만 긴급피난과 같은 위법성조각사유가 요건의 불비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행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면 양형에서 고려되는 경우가 있으니 적극적으로 이를 주장하고 소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청주지방법원 사례의 경우 법원은 무면허운전죄의 성립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 관련 규정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①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제45조, 제47조, 제93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148조의2에서 같다),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른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

④ 제1항에 따라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5퍼센트 이상인 경우로 한다.

 

제148조의2(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44조제1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으로서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사람

2.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으로서 제44조제2항에 따른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사람

②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혈중알콜농도가 0.2퍼센트 이상인 사람은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2. 혈중알콜농도가 0.1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6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의 벌금

3. 혈중알콜농도가 0.05퍼센트 이상 0.1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③ 제45조를 위반하여 약물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1조(정당방위)

①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③ 전항의 경우에 그 행위가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제22조(긴급피난)

①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위난을 피하지 못할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전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③ 전조 제2항과 제3항의 규정은 본조에 준용한다.

 

제23조(자구행위)

① 법정절차에 의하여 청구권을 보전하기 불능한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불능 또는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전항의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제24조(피해자의 승낙)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한 벌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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