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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결제 했는데 '먹튀'…남은 할부금 안 내도 되나요?"

[the L] [박보희의 소소한 法 이야기] 공정위 "피해자들 남은 할부금 안 내도 돼"…'소비자 항변권'이란?

그래픽=이지혜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신용카드로 할부 결제를 한 피해자들이 남은 할부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피해자들이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서울 압구정동 소재 투명치과는 각종 이벤트를 벌이며 수용 능력 이상으로 환자를 받았다가 지난 5월 사실상 치료를 중단했다. 피해자만 수천여명에 달한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사기 혐의로 원장 강모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등 형사처벌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병원 측은 어떻게든 진료를 하겠다며 폐업은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카드사 측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진료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항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 공정위 판단에 따라 항변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할부 결제를 한 피해자들은 남은 할부금을 안내도 되게 됐다.

여기서 잠깐, 소비자의 항변권이란 무엇일까? 항변권은 할부로 결제를 한 소비자가 할부 잔액을 내지 않아도 되는 권리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항인데, 물론 아무 때나 행사할 수는 없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소비자가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이 인정하는 사유는 △할부계약이 불성립·무효인 경우 △할부계약이 취소·해제 또는 해지된 경우 △재화 등의 전부 또는 일부가 정해진 시기까지 소비자에게 공급되지 않은 경우 △할부거래업자가 하자담보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그 밖에 할부거래업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할부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다른 법률에 따라 정당하게 청약을 철회한 경우 등이다.

즉 계약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사업자의 사정으로 계약이 더 유지되기 어려운 경우 소비자는 남은 할부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법의 골자다.

다만 간접할부계약(카드사 등 제3자를 통한 할부계약)인 경우 할부가격이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에만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10만원, 신용카드로 할부 결제했을 경우 20만원이 넘을 때에만 가능하다. 즉 카드로 결제한 총 금액이 20만원 이상이고, 이를 할부로 결제했을 때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카드사 등은 소비자의 항변권 행사 요청을 받으면 곧바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항변권 행사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이를 즉시 서면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항변권은 받아들여진 것으로 본다.

항변권 행사 사유에 해당하면 소비자는 남은 할부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 이는 소비자가 항변권을 행사하겠다고 통보한 날부터 효력이 생긴다. 서면으로 통보했다면 서면을 발생한 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또 소비자가 행변권을 행사해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했다가 분쟁이 발생하면,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할부금 지급 거절을 이유로 소비자에게 어떤 불이익을 줘서는 안된다고도 법은 정해두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가 할부금을 내지 않으면 카드사는 어떻게 될까? 카드사는 할부결제 청구를 받으면 총 결제 금액을 가맹점에 먼저 내준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다달이 할부 기간에 맞춰 돈을 받는다. 만약 가맹점에 문제가 생겨 소비자가 항변권을 행사하면, 카드사는 가맹점에 '구상권'을 청구해 미리 준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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