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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허위 서류로 상장…주관 증권사 책임은?

[the L]

/사진=뉴스1

외국 기업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에 상장(IPO·기업공개)하는 과정에서 최대 주주에 대해 허위 기재한 서류를 제출한 것을 이유로 증권선물위원회가 주관 증권사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다.

중국에 있던 기업 B사는 정부의 규제 때문에 홍콩에 회사를 설립한 후 그 회사를 한국 주식 시장에 상장하기로 했다. B사는 홍콩에 특수목적회사인 A사를 설립하고 A사에 중국에서 설립된 회사인 B사의 주식을 전부 양도했다. 이후 홍콩법에 따라 설립된 A사는 코스피에 상장하기 위해 KB증권을 주관 증권사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2008년 7월 상장예비심사청구를 한 후 ‘적격’ 심사 통보를 받아 2009년 5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상장 과정에서 2009년 4월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문제가 됐다. 과연 최대 주주를 누구로 기재하는 것이 맞느냐 하는 문제였다. A사는 여기에 최대 주주를 싱가포르 국적을 가진 ㄴ씨로 기재했고 이 내용이 KB증권에서 작성한 의견서에도 똑같이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관련 정황들로 보면 최대 주주는 처음부터 ㄱ씨로 기재됐어야 맞다는 주장이 나왔다. ㄱ씨는 중국 소재 B사의 실질적인 1인 주주면서 대표이사였다. 실제로 주식대금은 모두 ㄱ씨가 납입했다. A사의 최대 주주로 기재된 ㄴ씨와 ㄱ씨 사이에는 1홍콩달러 대가로 주식 전부를 넘기는 등의 옵션 계약이 있었다가 2008년 7월 문제가 되자 상장 전 해제되기도 했다. 상장 후 2009년 8월엔 둘 사이에 ‘신탁성명’이 체결돼 ㄴ씨가 갖고 있던 주식의 권한을 ㄱ씨가 이전받았다.

이런 점을 파악한 증권선물위원회는 2012년 4월 A사가 상장 과정에서 최대 주주를 ㄱ씨가 아닌 ㄴ씨로 거짓 기재한 서류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주관 증권사인 KB증권에 3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KB증권 측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최대 주주를 거짓으로 기재하지 않았고, 거짓으로 기재했다고 해도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홍콩 현지 변호사들로부터 자문을 받았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 8월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옛 현대증권(현 KB증권)이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고 증권사 측의 책임을 인정했다. (2015두2994 판결)

하급심 법원은 KB증권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도 마찬가지였다. 주관 증권사가 최대 주주에 대한 거짓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책임이 있어 과징금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증권신고서에 기재해야 하는 최대 주주가 누구인지 여부는 단순히 명의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면서 주식대금을 실제로 납부한 사람이 누구인지와 상장 전 이뤄진 옵션계약 등을 고려해 실제 최대 주주가 A라고 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원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2007년 A사에 대해 다른 건으로 진행한 실사 결과 A가 대리인을 통해 해당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이미 지적됐던 바 있다”면서 “실사 과정에서 옵션 계약의 존재를 알게 됐다면 옵션 계약이 해제됐다고 해도 해당 주식의 실질 주주가 누구인지 보다 주의 깊게 조사할 의무가 있었다”고 봤다.

홍콩 현지 변호사들로부터 자문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대한민국 법에 관해 전문가라고 볼 수 없는 홍콩 현지 변호사들로부터 자문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증권신고서의 기재사항의 진실성 여부 확인에 관해 충분한 주의의무를 기울였다고 할 수 없다”면서 “해당 주식의 실질적 소유자가 누구인지에 관해 적절한 법률 자문을 구하지 않은 중과실이 있다”고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A사는 허위 공시 등을 이유로 지난해 9월 상장폐지됐다.

◇관련규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19조(모집 또는 매출의 신고)

① 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산정한 모집가액 또는 매출가액 각각의 총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인 경우에 한한다)은 발행인이 그 모집 또는 매출에 관한 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하여 수리되지 아니하면 이를 할 수 없다.

제429조(공시위반에 대한 과징금)

① 금융위원회는 제125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증권신고서상의 모집가액 또는 매출가액의 100분의 3(2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20억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1. 제119조, 제122조 또는 제123조에 따른 신고서·설명서, 그 밖의 제출서류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중요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때

2. 제119조, 제122조 또는 제123조에 따른 신고서·설명서, 그 밖의 제출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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