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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가죽인줄 알고 팔았는데 인조가죽…누구 책임?

[the L] 12년차 공정거래전문 변호사가 말해주는 '공정거래로(law)' 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 공동 할인 구매사업자(소셜커머스)인 A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버몰을 통해 ‘ㅇㅇ 서류가방’을 판매하면서, 상품 판매화면 등에서 해당 상품을 천연소가죽 제품으로 표시해 광고했지만, 사실은 인조가죽 제품이었다. 해당 상품의 실제 판매자는 납품업자 B로 견적서상 재질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샘플 검토 시 A의 검수정책을 통과하기 위해 실제 판매하는 상품과 달리 천연가죽으로 제작된 허위 샘플을 제출했고, A는 이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상품을 출시해 광고를 진행한 것이었다.

이처럼 B의 적극적인 기망행위로 인해 허위광고를 하여 소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A가 그 책임을 져야할까.

◇ 공정위 "A의 행위는 거짓된 사실을 알려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한 행위라고 판단"

전자상거래법에서는 △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고, △ 이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우선, A는 상품 판매화면 등에서 ‘ㅇㅇ 서류가방’을 천연소가죽 제품으로 표시하여 광고하였으나 사실은 인조가죽 제품이었으므로, 거짓된 사실을 알린 점이 인정된다.

다음으로, 소비자들은 인조가죽 제품보다는 천연소가죽 제품을 더 선호하고 다소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도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고, 비대면 거래라는 통신판매의 특성상 소비자는 A가 제공하는 상품정보에 의존하는 제한된 거래환경에 놓이게 되는데 인조가죽 제품인 ‘ㅇㅇ 서류가방’을 천연소가죽 제품으로 알린 A의 행위는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상품을 천연소가죽 제품으로 잘못 알도록 하여 거래에 이르도록 유인한 행위에 해당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공정위는 A의 행위가 거짓된 사실을 알려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했다.

◇ 서울고법 "B의 적극적인 기망행위 있지만 A의 의무해태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정 인정 어려워"


A는 위와 같은 공정위의 판단에 대해 서울고법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B가 허위상품 견적서를 제출하는 등 A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였고, A는 의무해태 없이 상품 샘플, 사업자등록증, 상표권 등록증, 상품견적서를 검토하는 등 엄격한 검수절차를 거쳤으나 B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이를 발견할 수 없었으며, A에게 제품 모두의 진위 여부까지 파악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은 이에 대해 A에게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위반에 관한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공정위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A가 위 규정 위반에 관한 A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근거로 들고 있는 위 사정들, 즉 A가 상품 샘플, 사업자등록증, 상표권 등록증, 상품견적서를 검토하였고, B가 A를 기망하였다는 점의 사정만으로는 A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 매출 치중보다는 상품 검증 등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자율규제 노력 필요

소셜커머스는 높은 할인율과 단기의 구매기간을 제시하여 충동구매를 유인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격할인율, 원산지, 원재료 등을 허위과장하여 제재받은 사례가 많으므로 소비자들은 이를 꼼꼼히 살펴 구매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품이 아닌 위조상품 구매, 구매자 수를 부풀리기, 구매후기와 상품평을 허위로 작성한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비록 A는 B의 위계에 의해 사건의 발단이 되었고, 이후 소비자들에게 환불 및 보상조치, 사과문 발솔 등 소비자들의 피해구제를 위해 노력을 했지만, 전자상거래법상의 통신판매업자로서 소비자들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질 수 밖에 없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품 인중서, 수입신고 필증 확인 등 상품검수 강화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자율적인 규제 노력도 힘쓸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공정거래팀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백광현 변호사(연수원 36기)는 공정거래분야 전문가로 기업에서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공정거래 관련 이슈들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심의회 위원과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공정거래법 실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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