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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성매매女에 지원금 준다고?"…피해자냐, 범죄자냐

[the L] [Law&Life-피해자와 범죄자 사이, 성매매여성 ①] 섬으로 팔려가고, 도망쳐 나와 도움 청하고···"여전히 현실"


"성매매 자체가 불법인데 성매매 종사자에게 왜 지원금을 주나? 사고치고 공부 안 하는 학생들에게 돈 주고 명문대 합격시켜주고, 공무원 시켜주는 것과 뭐가 다르냐."

인천시 미추홀구가 성매매업소 집결 지역인 '옐로하우스'를 폐쇄하면서 성매매 종사자의 자활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에 대한 심의를 마친 미추홀구는 이달 중 시행규칙을 공포할 예정이다. 시행규칙은 성매매 업소 종사자가 앞으로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탈성매매 확약서'와 '자활계획서'를 구청에 제출하면 생계비 월 100만원, 주거지원비 700만원, 직업훈련비 월 30만원 등 최대 1년간 226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원 대상은 심사를 통해 선정되고, 지원을 받은 이들이 다시 성매매를 할 경우 지원금은 즉시 회수된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선 범죄자인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왜 세금을 들여 지원을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그러나 지원에 찬성하는 측에선 성매매 종사자를 피해자로 보고 이들의 '탈(脫)성매매'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 "도움 필요한 구조적 피해자" vs "쉽게 돈 벌려는 범죄자일 뿐"

논란의 핵심은 성매매 종사자들을 피해자로 볼 것이냐, 범죄자로 볼 것이냐다. 현행법은 이들에 대해 2가지 시각을 모두 담고 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특별법) 제4조는 '누구든지 성매매 행위를 해선 안 된다'며 성매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성을 사는 것 뿐 아니라 파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법 21조는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 6조는 '성매매 피해자의 성매매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적시하고 있다. 

성매매 피해자란 △위계·위력 등의 방법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람 △마약 등에 중독돼 성매매를 한 사람 △청소년이나 심신미약자 등이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유인된 사람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당한 사람 등을 말한다.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시작했더라도 그만두려고 할 때 제지당해 그만두지 못했다면 역시 성매매 피해자에 해당한다. 자의에 의한 성매매와 강요에 의한 성매매를 구분하고 있는 셈이다. 

성매매 종사자를 피해자로 보는 시각은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매매피해자보호법)에 좀 더 짙게 배있다. 이 법은 '성매매를 방지하고 성매매 피해자,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사람의 보호, 피해회복, 자립·자활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성매매 피해자 뿐 아니라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사람 역시 보호 대상에 포함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성매매 종사자들의 자립을 위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미추홀구의 성매매 종사자 지원정책은 이런 법률에 기반하고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법에 근거한 성매매 피해자가 주요 지원 대상"이라며 "성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 종사자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매매 종사자가 정말 피해자에 해당하는지, 실제로 탈성매매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여부 등이 심사를 통해 가려질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 섬으로 팔려가고, 도망쳐 나와 도움 청하고···"여전히 현실"

성매매 종사자들 가운데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뛰어든 사례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조적 피해자'들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미추홀구에 앞서 탈성매매 지원 사업을 추진한 충남 아산시 관계자는 "일반적인 시각으로 성매매 종사자들의 상황을 이해해선 안 된다"며 "부모의 이혼으로 살 곳이 없어져서, 가정폭력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거리를 떠돌다 어렸을 때 끌려오다시피 성매매를 시작한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 여성가족부가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성매매·가출 등을 경험한 위기청소년 19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7.8%가 부모 또는 보호자로부터 폭행·감금·굶김 등의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더 큰 문제는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시작했더라도 일단 시작하고 나면 그만둘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다. 아산시의 탈성매매 지원 담당자는 "업소에 들어가면 선불금이라는 명목으로 빚을 깔고 시작하는데 이후에도 업소는 옷값, 각종 벌금, 세탁비 등의 명목으로 강제로 비용을 청구하고, 이는 결국 빚이 된다"며 "돈을 벌기는 커녕 빚만 쌓이고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성인권상담센터의 한 상담원은 "현장에 가면 업소 관계자들의 감시 등으로 사실상 감금상태인 경우가 많고, 탈성매매 지원책 설명서조차 주기 힘들다"며 "성매매 종사자들 중 섬에 팔려 가거나, 새벽에 도망을 나와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 도망가자 성매매 업소에서 상담소 등에 협박을 하기도 한다"며 "사람들은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아산시는 탈성매매 지원 정책을 시행하면 성매매 종사자들의 신청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지원자는 2명에 불과했다. 신청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 성매매 종사자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윤덕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사회구조적 이유로 성매매를 시작하는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며 "한번 성매매를 시작하면 자의적으로 벗어나기 쉽지 않은 만큼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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