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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며느리 공인인증서로 몰래 보증을…"

[the L 법률상담]


시어머니가 며느리 명의의 공인인증서로 연대보증계약을 맺은 사건에서 시어머니가 사전자기록위작 등으로 유죄가 확정됐다면 며느리는 이 보증계약에 따른 보증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요?

대구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최근 며느리에게 보증계약에 따른 책임이 없다고 본 1심을 뒤집고 며느리도 보증책임을 진다고 판단, 원고인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7나11160 판결).

A씨는 시어머니 B씨가 ‘아파트를 사주려는데 매수자금 일부를 대출받기 위해 필요하다’고 하자 함께 은행에 방문해 A씨 명의로 8790만원을 대출받고 인터넷 뱅킹을 위한 전자금융거래신청서(공인인증서비스 신규 신청 포함)에도 서명·날인 했습니다. A씨는 이렇게 자신의 명의로 개설된 대출계좌의 통장과 인터넷 뱅킹용 보안카드를 모두 시어머니 B씨에게 건넸습니다.

마침 A씨의 시어머니 B씨와 시아버지 C씨는 함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유류 공급업체에 대한 유류대금 지급을 담보하기 위해 D보험사와 외상물품대금 지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구상금채무를 위한 보증인이 추가로 필요하자 며느리 A씨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시어머니 B씨는 A씨 명의의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A씨 명의로 D보험사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후 C씨가 보험사에 대해 부담하는 채무를 1억원 범위 내에서 연대보증하는 내용의 연대보증서류에 A씨 명의의 전자서명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D보험사는 A씨에게 전화를 하거나 면담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추가적인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B,C는 유류 공급업체에 대한 물품대금채무를 이행하지 못했고, D보험사는 유류 공급업체의 청구에 따라 보험금 2억원을 지급한 후 연대보증인인 A씨에게 보증한도금액인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습니다.

한편 A씨는 자신 몰래 자신 명의의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거짓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했다며 시어머니 B씨와 시아버지 C씨, 남편 E씨를 사전자기록등위작, 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그 중 시어머니 B씨만 기소돼 유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1심은 A씨가 연대보증계약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A씨에게 보증책임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본겁니다. 

A씨 명의의 연대보증계약이 권한 없는 시어머니 B씨에 의해 체결됐으므로 보증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은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결론이 달라진 것은 항소심이 원고인 보험사의 ‘표현대리’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126조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라는 표제 하에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3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한 경우 본인이 권한 없는 대리인에 의해 벌어진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는 겁니다.

이 사건에서 시어머니 B씨는 비록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은 없었으나 A씨의 명의로 아파트를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 체결이나 그와 관련한 대출금의 사용 등 금융거래에 관한 기본대리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더해 항소심 재판부는 전자서명법과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전자문서법)의 규정 내용을 종합할 때 연대보증계약서에 A씨 명의의 공인인증서가 첨부된 이상 그 내용을 A씨가 작성했다고 믿은 보험사에게 정당한 이유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민법 제126조에 따라 A씨가 시어머니 B씨의 연대보증계약 체결 행위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입니다. 대법원은 대리 방식이 아닌 본인을 사칭한 행위라도 기본대리권이 있는 한 민법 제126조 표현대리를 유추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B씨가 A씨 명의로 직접 법률행위를 했다 해서 결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또 정당한 이유의 존부 판단은 거래 상대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B씨가 사전자기록위작 등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는 등의 사정은 표현대리 성립을 인정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4일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이 신설돼 시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신설된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은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무효이며 반드시 보증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돼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증계약 체결 시점이 2016년 2월4일 전이라면 보증채권자가 공인인증서를 통해 본인 확인을 거치면 권한 없는 대리인에 의한 보증계약 체결이라도 보증 명의인에게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그 이후라면 전자 공인인증서 제출을 통한 서명 및 본인 확인 방식을 이용한 보증계약은 무효이고, 보증채권자에게 표현대리 인정을 위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가능성도 없다고 봐야 합니다. 

◇ 관련 규정

민법

제126조(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제428조의2(보증의 방식)

①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

② 보증채무를 보증인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제1항과 같다.

③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보증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7조(작성자가 송신한 것으로 보는 경우)

② 전자문서의 수신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전자문서에 포함된 의사표시를 작성자의 것으로 보아 행위할 수 있다.

1. 전자문서가 작성자의 것이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수신자가 미리 작성자와 합의한 절차를 따른 경우

2. 수신된 전자문서가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과의 관계에 의하여 수신자가 그것이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의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의하여 송신된 경우

제11조(전자서명에 관한 사항)

전자거래 중에서 전자서명에 관한 사항은 「전자서명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전자서명법

제3조(전자서명의 효력 등)

② 공인전자서명이 있는 경우에는 당해 전자서명이 서명자의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이고, 당해 전자문서가 전자서명된 후 그 내용이 변경되지 아니하였다고 추정한다.

제18조의2(공인인증서를 이용한 본인확인)

다른 법률에서 공인인증서를 이용하여 본인임을 확인하는 것을 제한 또는 배제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 법의 규정에 따라 공인인증기관이 발급한 공인인증서에 의하여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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