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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국감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뉴스1 |
여당이 국정감사에서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농단 사건의 영장 심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을 질타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전·현직 법관들을 향한 강제수사를 대부분 가로막은 것을 두고 '제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제주 강정마을 구상권 사건을 강제조정으로 끝낸 부장판사를 국정감사장에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이에 반대하며 한동안 국정감사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국정감사에서 "최근 10년간 압수수색 영장 발부 비율은 평균 93%였는데 사법농단 사건 관련 압수수색 영장 발부 비율은 11.1%로 비교할 수 없는 수치였다"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영장을 기각한 주요 사유를 보면 주거의 평안 등이다. 아예 압수수색 영장 단계부터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이) 수사지휘를 한 것"이라며 "이전에 주거 평온을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사례를 본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민중기 법원장은 주거의 자유에 대한 법익 침해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가돼야 한다고 하는 것은 꽤 봤다"며 "채용비리 사건과 국정원 전 직원, 국정원 전 감사관 등 72건 정도를 확인했다"고 대답했다.
이에 백 의원은 "주거의 평온·안정을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사례 자료를 달라고 했는데 법원에서 '그런 자료를 찾을 수 없다'며 주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질의 중에 이렇게 잘 자료가 제출되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사법농단 영장 관련해서는 카스트 제도 같은 게 보인다"며 "대법관이나 고위 담당자의 경우 (영장이) 더 기각된다.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은 나중에 주거지와 사무소에 대해 영장이 발부되는 데 비해 양 전 대법원장은 차량에 대해서만 발부됐다.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재판을 맡을 수 있는 재판부가 사실상 2곳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이 형사5부·21부·22부·23부·27부·31부·32부·33부 등 8곳 중 1곳에 배당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중요 부패 사건을 자주 맡아온 재판부들이다.
박 의원에 따르면 5부·21부·27부·31부·32부·33부 등 6개 재판부가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제척·기피 사유로 이 사건 재판을 맡을 수 없다. 5부 배석판사로 근무 중인 이모 판사는 대법원 1차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받았다. 다만 5부는 항소심 재판부라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1심 재판을 맡게 될 확률은 높지 않다.
21부 조의연 부장판사, 32부 성창호 부장판사는 신광렬 전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수사기밀을 법원행정처에 몰래 보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33부 이영훈 부장판사도 관련 의혹에 휩싸여 있다. 27부 정계선 부장판사는 행정처 법관사찰의 피해자로 알려져 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관이 사건의 피해자거나 불공정한 재판을 염려가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사건 배당에서 제척·기피 대상이 된다.
박 의원이 이 점을 설명하면서 "통상적인 사건 배당시스템으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묻자 민 법원장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구상권 사건을 문제삼았다. 기지 공사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건설반대 시위 때문에 완공이 늦어지자 해군에 수백억원대 추가 비용을 청구했다. 해군은 건설사가 요구한 일부 금액을 지급하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단체 등에 34억5000만원을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을 맡은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상윤)는 해군이 소송을 포기하고 이후 어떤 민·형사상 책임도 묻지 말라는 취지의 강제조정안을 정부로 보내고 사건을 종결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정부가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게 한 부당한 판결이라며 이 부장판사가 참고인으로 나와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여야 합의가 안 된 참고인에 대해 갑자기 출석을 요구한 여 위원장의 결정에 법적 문제가 있다며 항의했다. 여당 의원들이 항의 차원으로 전부 퇴장하면서 국감이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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