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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표적 ‘재판거래' 의혹 사건 중 하나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재상고심 판결이 오는 30일 선고된다. 피해자들이 대한민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지 13년만이며 승소 판결을 받은지 5년 만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일 여모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 주식회사(옛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에 대한 재상고심 사건에 대해 30일 판결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 소부와는 달리 대법원장과 대법관 13명 전원으로 구성돼 이전의 판례를 바꾸거나 사회적·법리적으로 중요한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릴 때 열린다.

여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1941~1943년 충분한 식사와 임금, 기술습득, 귀국 뒤 안정적 일자리 보장을 앞세운 구 일본제철의 회유로 일본에 건너갔지만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임금조차 받지 못했다. 이들은 1997년 12월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에서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체불임금과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한 후 2005년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법원은 일본 법원의 확정 판결이 한국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어 그 효력이 인정된다고 봤다. 또 구 일본제철과 신일본제철은 같은 회사라고 볼 수 없고 소멸시효도 지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대법원은 임금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일본재판소 판결은 일본 식민지배가 합법적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해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 충돌한다”며 “일본 판결을 그대로 승인하는 결과는 한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이 분명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와 함께 구 일본제철과 신일본제철은 동일한 회사로 평가되고,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포기된 것은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일 뿐 개인청구권은 아니라고 봤다.

이에 따라 2013년 7월 열린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 판단 취지대로 각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