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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일부만 '갑질'했으면 과징금도 일부만 낼까?

[the L] 대법 "하도급법 위반행위 과징금은 계약금 전액 기준으로 산정"

/그래픽=이미지투데이

'갑질'은 다양한 형태로 일어난다. 주기로 한 대금의 결제를 차일피일 미루는 것일 수도 있고, 주문했던 물품의 상당 부분에 대한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을(乙) 회사에 대한 갑(甲) 회사의 부당한 주문 취소가 당초 주문한 물량 전부가 아닌 일부에 그쳤을 때 과징금도 취소한 부분에 대해서만 매겨져야 할까? 부분적인 갑질이 있었을 때의 과징금 산정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판결(2018년 10월4일 선고, 2016두59126)이 있어 소개한다.

아웃도어 제품을 판매하는 A사는 2012년 14억3000만원 상당의 6만 켤레 규모 등산화 제조를 B사에 위탁했다. B사가 납기일에 1차 공급물량 2만 켤레어치를 공급했으나 A사는 대금 결제를 제때 하지 않았다. 이에 B사가 납품일자를 다소 늦추자 A사가 나머지 4만 켤레에 대한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A사의 행위를 부당행위로 보고 과징금을 매겼는데, 과징금 산정을 어떻게 할지가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A사가 B사와 최초 계약한 거래대금 전체(14억3000만원) 중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12억9900만원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했는데 A사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낸 것이다.

원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A사가 주문을 부당하게 취소했다고 하더라도 부당 주문취소는 4만 켤레에 불과하고 과징금 산정 기준액도 6만 켤레 전부가 아니라 4만 켤레에 해당하는 9억5200여만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원심을 담당한 서울고법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에 하도급 계약이 체결된 후 일부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일부 거래만 부당하게 위탁취소된 경우, 과징금 산정 기준이되는 하도급 대금은 정상 이행된 부분의 하도급 대금을 제외한 부당하게 위탁취소된 부분의 대금이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공정위 상고로 진행된 3심에서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런 경우에도 과징금은 일부가 아닌 전체에 대해 부과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과징금 액수와 위반금액의 규모가 상호 균형을 이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법령이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는 과징금 산정 기준과 그 상한을 행위유형별로 달리 해석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과징금 산정에 관해 적절한 재량행사를 함으로써 해결할 문제"라고 봤다. 

또 "'하도급 대금'과 '위반금액'은 별개의 개념으로서 하도급 대금은 위반금액의 비율을 정하는 기준이 되고 부당 위탁취소 금액과 명백히 구분된다"며 "부당 위탁취소 금액을 (법령이 과징금 산정 기준으로 규정한) 하도급 대금으로 해석한다면 위반금액의 비율에 따라 부과점수를 차등적으로 정한 시행령 규정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도급 체결 후 일부는 정상 이행되고 나머지 일부 거래만 부당하게 위탁취소됐다고 해서 (과징금 산정 기준인) 하도급 대금이 부당 위탁취소 금액에 한정된다고 볼 이유가 없다"며 "원심 판결은 부당 위탁취소와 관련한 과징금 산정 기준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봤다.

한편 이 사건은 원심법원인 서울고법에 환송돼 재심리를 앞두고 있다. 아직 기일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관련조항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25조의3(과징금)
  ①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발주자ㆍ원사업자 또는 수급사업자에 대하여 수급사업자에게 제조등의 위탁을 한 하도급대금이나 발주자ㆍ원사업자로부터 제조등의 위탁을 받은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3. 제3조의4, 제4조부터 제12조까지, 제12조의2, 제12조의3, 제13조 및 제13조의2를 위반한 원사업자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8조(부당한 위탁취소의 금지 등) ① 원사업자는 제조등의 위탁을 한 후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용역위탁 가운데 역무의 공급을 위탁한 경우에는 제2호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1. 제조등의 위탁을 임의로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행위
2. 목적물등의 납품등에 대한 수령 또는 인수를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행위
   ② 원사업자는 목적물등의 납품등이 있는 때에는 역무의 공급을 위탁한 경우 외에는 그 목적물등에 대한 검사 전이라도 즉시(제7조에 따라 내국신용장을 개설한 경우에는 검사 완료 즉시) 수령증명서를 수급사업자에게 발급하여야 한다. 다만, 건설위탁의 경우에는 검사가 끝나는 즉시 그 목적물을 인수하여야 한다.
   ③ 제1항제2호에서 "수령"이란 수급사업자가 납품등을 한 목적물등을 받아 원사업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두게 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이전(移轉)하기 곤란한 목적물등의 경우에는 검사를 시작한 때를 수령한 때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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