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법원이 검찰에 법관 인사자료 제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보관 중인 법관 인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행정처는 검찰이 요청하는 자료에 대해 구체적 혐의와의 관련성 및 수사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 적법절차에 따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가 대법원 숙원사업이던 상고법원 도입 등에 비판적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산하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회원 판사들에게 해외연수 선발 등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내용이다. 행정처 차원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모임 축소 의혹으로 시작된 의혹은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이에 부정적인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박근혜정부와 재판거래까지 했다는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검찰은 실제 인사상 불이익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법원 내부의 인사 자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지난 7월 법원에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 500여명의 인사자료를 모두 제출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검찰은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정황이 짙은 판사 44명을 특정해 지난달 법원에 재차 인사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법원은 검토를 거쳐 이중 일부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