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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우리 딸 괴롭히는 아이들, 학폭위 전엔 아무 것도 못하나요?"

[the L] [엄마 변호사의 세상사는 法] 학교폭력상담소 ➀ - 긴급보호 요청과 긴급선도조치 요청

편집자주두 아들을 둔 엄마 변호사입니다.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소소한 문제들의 법적 쟁점과 해결책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드립니다.

민주(가명)씨는 최근 중학교에 다니는 딸 유빈(가명)이의 행동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루 종일 휴대폰을 쥐고 있는가 하면 밥을 먹다가도 메시지 확인을 한 직후에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지더니 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도 입을 꾹 다물어버리고, 가끔 방에 들어가보면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붓고 빨개져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민주씨가 답답한 나머지 학교를 찾아가 아이의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해봐도 아이가 별 다른 문제가 없이 학교를 잘 다니고 있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실마리는 의외의 곳에서 풀렸습니다. 학원 앞에서 아이를 기다리던 민주씨에게 유빈이의 학원 친구가 머뭇거리며 다가와서는 유빈이가 요새 같은 반 친구들 몇 명으로부터 SNS(소셜네크워크서비스)상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하고 있고,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민주씨는 그날 밤 유빈이와 그간의 일들에 대해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문제의 SNS를 봤더니 특히 두 명의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SNS 계정에 유빈이 욕을 하고 유빈이를 태그하면 다른 아이들이 댓글로 ‘ㅋㅋㅋ’ 표시를 하며 동조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형태의 괴롭힘이 적어도 두 달은 된 것 같았습니다. 

결국 민주씨는 유빈이와 이야기한 끝에 따돌림을 주도한 가해학생 두 명을 학교에 신고했습니다. 유빈이는 신고 이후에 가해학생들이 자기들끼리 무언가 이야기하며 쏘아보는데 너무 무섭다며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씨의 생각과 달리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는 빨리 열리지 않았고, 교사는 자치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결정이 내려져야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답답한 대답만 할 뿐이었습니다.

-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피해학생을 보호하거나 가해학생에게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을까요?
▶ 있습니다. 우선 학교폭력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사이버 따돌림 역시 당연히 학교폭력에 해당합니다. 동법에 따르면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 및 징계, 분쟁조정 등은 모두 자치위원회가 심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적인 폭행이나 보복의 위험 등으로 인해 자치위원회가 열리기 이전이라도 긴급하게 피해학생을 보호하거나 가해학생의 출석을 정지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동법은 이런 경우를 대비해 학교장이 자치위원회의 결정 전이라도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나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를 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뒀습니다(동법 제16조 제1항, 17조 제4항). 

법 제16조 제1항에 따르면 피해학생이 긴급보호 요청을 하는 경우 학교장이 ‘학내외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제1호)’, ‘일시보호(제2호)’, ‘그 밖에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제6호)’를 할 수 있으며, 요청이 있는 경우 학교장은 피해학생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7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동조 제3항). 또한 이런 보호 조치를 하는 경우 학교장은 그 재량으로 그 조치에 필요한 결석을 출석일수에 산입할 수 있고(동조 4항) 그 경우 성적 평가에 있어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하고 있으므로(동조 제5항) 만약 유빈이가 극심한 불안으로 인해 출석이 곤란할 정도에 이른다면 긴급보호 요청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를 당한 것도 속상한데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해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상황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피해학생은 (법상 피해학생의 권리로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는 않으나) 학교장에게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 선도조치를 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동법 제17조 제4항에 따르면 학교장은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가 긴급하다고 인정할 경우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제1호)’,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제2호)’, ‘학교에서의 봉사(제3호)’,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제5호)’, ‘출석정지(제6호)’의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출석정지(제6호)’조치는 ‘➀ 2명 이상의 학생이 고의적·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 ➁ 학교폭력을 행사해 전치 2주 이상의 상해를 입힌 경우, ➂ 학교폭력에 대한 신고, 진술, 자료제공 등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 ➃ 학교장이 피해학생을 가해학생으로부터 긴급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중 어느 하나 이상에 해당할 때 가능합니다(동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따라서 민주씨는 학교장에게 가해학생들에 대한 긴급 선도조치를 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고, 2명 이상의 학생이 고의적·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출석정지까지도 요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학생에 대한 긴급 보호요청이나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 선도조치 요청은 구두나 서면 어느 방식으로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요청 사항을 보다 명확히 하고 요청 내역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측면과 추후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소송 등으로 갈 경우를 대비해 서면으로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더욱 좋기는 합니다. 서면의 양식은 특별한 제한이 없고 구체적인 요청사항과 긴급 보호 등의 필요성, 근거 법률을 명시해 진단서와 SNS 화면 캡쳐 사진 자료 등을 첨부해 제출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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