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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과 싸우는 건데"…檢 '사법농단' 수사, 해 넘길듯

[the L] 임종헌 진술 거부, 추가 조사 대상 산적…법원의 수사 '딴지'도 발목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진=김창현 기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으로 반환점을 돈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사법농단 수사의 연내 종결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수사팀의 사정은 다르다. 구속된 임 전 차장이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윗선'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차한성 전 대법관 등 남은 조사 대상도 적지 않아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달 27일 새벽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이후 연일 소환 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사법농단의 지시 또는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지만 임 전 차장은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주요 진술을 거부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임 전 차장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된 양 전 대법원장 등 윗선을 소환할 계획이었던 검찰로선 암초를 만난 셈이다. 

추가 조사가 필요한 관련자도 적지 않다. 임 전 차장 구속 전까지 검찰은 사법농단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등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들을 다수 공개 또는 비공개로 조사했다. 이밖에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도 수사 상황에 따라 소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검찰은 전·현직 법관 80여명도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그러나 아직 조사를 받은 않은 사건 관련 전·현직 법관도 수십명에 달한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에 따라 불려올 사람들이 아직 많다"며 "이들에 대한 조사에서 확인되는 혐의에 따라 수사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임 전 차장 구속을 기점으로 법원 내에서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를 흔드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도 변수다. 임 전 차장에 대한 소환조사 당시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검찰의 '밤샘조사' 관행을 비판하며 "조서 증거 능력부터 부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렸다. 검찰이 대법원 전산정보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하며 판사들의 이메일을 확보한 과정에 대해선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검찰이 위법하게 영장을 집행하고 별건수사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로선 수사 절차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검찰의 수사 절차를 자꾸 문제 삼으면 검찰 수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압수수색영장이 법원에서 잇따라 기각돼 수사에 차질이 빚어졌던 것처럼 또 다시 검찰 수사가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검찰은 이르면 다음달 사건의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을 포토라인에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이제는 연내 수사 종결은 물론 양 전 대법원장 소환도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법원을 상대로 한 수사의 특성상 증거 확보와 법리 구성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검찰의 다른 관계자는 "심판(법원)하고 싸우는 것이다보니 언제까지 수사를 할 지 일정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는다"며 "경험하지 못한 수사이다보니 우리 뜻대로 굴러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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