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법원

사법행정 개혁 방안에 관한 의견수렴을 위한 판사들의 비공개 끝장토론이 3일 대법원에서 열렸다.

법원행정처는 3일 오전 10시부터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법원 내외부 인사가 토론자로 참여하는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법원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신설 사법행정회의에 대법원장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의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에 관한 내부 의견수렴을 위해 진행된다. 사전 신청을 한 인원은 약 100명이며 법관과 일반 직원의 비율은 5대5였다.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법원 구성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토론회의 발제는 총 5명이 맡았으며 판사 1명 참여관 1명, 가운데 외부 인원은 변호사 3명이다. 장시간 계획된 '끝장토론' 형식이며 발제 외 토론 내용은 법원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사법행정회의의 권한 범위에 대해서 발제한 유지원 변호사는 “사법행정권의 귀속 주체로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고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며 “법원행정처와 상근 판사 제도를 폐지하고 연구기능은 사법정책연구원에, 의사결정기능은 사법행정회의에 이양하는 동시에 구성원은 모두 법원직원으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민기 고법 판사는 같은 주제로 “사법행정회의에 사법행정사무에 관한 의사결정과 집행 등 총괄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그 근거로 “헌법상 최고사법행정기관은 대법원이고 사법행정사무에 관한 총괄권한을 대법원이 아닌 사법행정회의에 귀속시킬 경우 위헌”이라고 했다.

함윤식 변호사는 “권한이 하나의 주체(사법행정회의)에게 집중되는 이상 하위의 기구들이 법원사무처와 사법연수원 등으로 분산된다고 해 총괄기구의 권한 남용을 예방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만 “연구기능을 총괄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영식 변호사는 사법행정회의의 인적 구성에 대해 “사법행정회의에 참여하는 비법관 위원의 수는 법관들의 수와 동일하게 하고 법원공무원 가운데 1명이라도 위원으로 임명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김 판사는 ‘사법행정회의 산하 분야별 위원회’에 대해, 이근호 참여관은 ‘사법발전위원회 건의사항’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토론회 외에도 사법행정제도 개선방향에 대한 법원 내부의 의견수렴을 위한 일정이 잇달아 계획돼 있다. 4일엔 대법원장 직속기구인 사법발전위원회 회의, 5일부터 12일까지는 법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설문조사, 7일엔 전국법원장회의 등이 차례로 진행된다.

김 대법원장은 이와 함께 5~6일 울산지법과 부산고법, 창원지법 방문 등 현장에서 판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한 지방법원 순회방문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