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전경 / 사진제공=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개혁 방안을 연구·검토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전관 변호사'의 사건 수임 제한, 의무 위반시 제재 강화 등 전관예우 근절 방안을 건의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사법발전위원회'(위원장 이홍훈 전 대법관)는 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제1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전관 예우' 근절 방안을 의결하고 전관 변호사 수임 사건 제한 및 위반시 형사처벌, 과징금 부과 등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종료했다.

앞서 김 대법원장도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관예우'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시급한 사법개혁의 과제라고 보고 '전관예우 근절방안'을 위원회 제1차 부의 안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법원행정처 의뢰로 고려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김제완 교수)이 일반 국민과 법조 직역 종사자, 전문가 등 2439명에 대해 개별 면접과 온라인 조사 등 방식으로 2개월에 걸쳐 전관예우 및 이와 유사한 형태의 사법 폐혜로 꼽혀 온 연고주의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 이번 전관예우 근절방안은 이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도출한 결과다.

위원회는 "법관 퇴직시 변호사로서 수임할 수 없는 수임제한 사건의 범위와 수임제한 기간을 확대·연장하고 수임자료 제출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수임제한 의무 위반에 대해 형사처벌, 과징금 부과 등 제재규정을 강화해 관련 규정이 실효성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전관 변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원 외 원로법관 제도를 도입하고 법관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등 평생법관제 정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법관이 정년까지 근무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중립적 감독기구인 법조윤리협의회 구성을 다양화하고 조사 권한을 실질화하는 등 법조윤리협의회의 권한과 기능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며 "법조윤리위원회에 전관예우 비리 신고센터와 법조브로커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자체 예산과 인력의 확충, 조직의 독립성 강화 등을 통해 법조윤리협의회 기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와 함께 △전관예우와 연고주의를 근절하기 위한 법원, 검찰, 변호사단체 등 법조기관의 유기적 협력 △재판부 및 소송대리인의 연고관계 진술의무, 상대방 당사자의 이의신청권 보장제 도입 △현행 연고관계 재배당 제도의 보완·확대 등을 통한 재판 공정성 확보 △재판진행 과정에서의 공정성 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도 건의됐다.

대법원은 "전관예우 근절방안을 위해 전관예우 실태조사를 대규모로 수행하고 이를 통해 실효적 근절방안을 의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후속조치로 나아가고 관련 법조기관들과 협력해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사법부 내부 민주화를 위해 법원조직법 개정을 통해 '판사회의'의 위상을 종전 자문기구에서 심의·의결기구로 강화하고 그 구성과 권한을 명시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각급 법원의 사법행정권은 법원장에게 귀속돼 있어서 사법부 내부 민주화 저해, 법관 독립 침해 등 우려가 제기돼 온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