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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박병대·고영한 前대법관 구속영장 '기각'

[the L] "공모관계 성립 의문·증거인멸 우려 적어…구속 필요성 인정 어려워"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61·사법연수원 12기)과 고영한 전 대법관(63·11기)이 구속를 피했다. 법원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부장판사(47·28기)는 6일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진행한 뒤 7일 오전 12시 37분 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고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한 명재권 영장전담부장판사(51·27기) 역시 고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박 전 대법관에 대해 "범죄혐의 중 상당부분에 관해 피의자의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관계의 성립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이미 다수의 관련 증거자료가 수집되어 있고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및 수사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피의자의 주거 및 직업,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현단계에서 구속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기각됐다. 명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 사실에 있어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루어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구속 기로에 섰던 두 전 대법관은 구속 위기에서 벗어나 자택으로 귀가했다. 앞서 박·고 전 대법관은 전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각각 5시간, 4시간 쯤 영장심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렸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고 전 대법관은 그의 뒤를 이어 2016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등 각종 재판에 개입하고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를 유용해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 역시 '부산 스폰서 판사' 관련 재판 등에 개입하고, 상고법원 도입 등 당시 대법원 정책에 비판적인 법관들을 부당하게 사찰했다고 의심 받는다. 박·고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청구서는 각각 158페이지, 108페이지에 달한다.

검찰은 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대단히 부당하다"며 즉각 반발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로서,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이고 상식"이라며 "하급자인 임종헌 전 차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상급자들인 박병대, 고영한 전 처장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들의 전모를 규명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전직 대법관의 신병 확보에 실패한 검찰은 구속 사유를 보완해 영장 재청구에 나설 전망이다. 박·고 전 대법관의 신병을 확보한 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판개입 등 사법농단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확인하려던 검찰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최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직권남용 혐의 등의 공범으로 적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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