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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法형통

식당 놀이방에서 놀던 아이 발가락이…누구 책임일까?

[the L] [엄마 변호사의 세상사는 法] 공중접객업자의 부수적 주의의무와 공동불법행위책임 및 과실상계 법리

편집자주두 아들을 둔 엄마 변호사입니다.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소소한 문제들의 법적 쟁점과 해결책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드립니다.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이 사례는 울산지방법원 2017가단57426 손해배상(기) 사례를 중심으로 각색된 것입니다.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수창씨와 명주씨 부부는 모처럼 외식을 하기로 마음먹고 집근처 고깃집을 찾았습니다. 평소 아이 안전 때문에 불판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호사 따위는 잊고 산지 오래였으나 그 식당은 식당 내에 유아 놀이방을 운영하고 있어서 잠시 아이를 놀이방에 두고 식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부는 영재(만 6세)를 든든히 먹이고 놀이방에서 놀라고 한 뒤 식사를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영재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놀이방에는 동전을 투입하면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움직이는 사람이 탈 수 있는 모형자동차가 다른 놀이기구와 함께 비치돼 있었는데 영재가 그 자동차 밑에 발을 넣고 앉아 있다가 다른 아이 부모가 이를 미처 보지 못하고 자동차를 작동시키는 바람에 자동차에 눌려 오른발 발가락 한 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것이었습니다.

놀이방에는 안전관리인이 없었을 뿐 아니라 어디에도 보호자 감독 없이 어린이 혼자 이용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안전수칙이 붙어있지 않았고, 수창씨 부부가 이를 따로 안내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 수창씨 부부는 식당 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 가능합니다. 공중접객업인 음식점을 경영하는 사람은 음식점을 이용하는 손님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음식을 제공할 주위적인 의무 외에 신의칙상 인정되는 부수적인 의무로서 음식을 제공하는 장소인 식당 및 관련시설 역시 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로 제공해 고객의 안전을 배려해야할 보호의무를 부담합니다. 그러므로 업주가 이를 위반해 고객의 생명, 신체를 침해해 손해를 입혔다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겁니다. 

사례에서 업주는 동전 투입 즉시 자동으로 작동하는 자동차를 비치할 경우 이를 이용하지 않는 다른 어린이가 다치지 않도록 차단막을 설치하거나 공간을 분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으며 보호자 없이 어린이 혼자 놀이방을 이용하지 않도록 안전수칙을 부착하거나 별도로 고지하지도 않았으므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물론 아이의 발을 미처 보지 못하고 자동차를 작동시켜 직접적으로 상해를 야기한 다른 고객이 영재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수창씨 부부는 사고를 야기한 다른 고객과 식당 업주를 모두 피고로 삼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다른 고객의 책임과 업주의 책임은 공동불법행위책임으로서 부진정연대관계(각자가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인정되는 손해액 전액을 책임지되 배상 후에는 연대관계에 있는 다른 행위자에게 책임비율에 따라 구상청구 가능)에 있습니다. 

참고로 위 판례 사례에서는 다친 아이의 부모가 식당주인만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으므로 직접 사고 야기자인 다른 고객과의 책임 비율까지는 재판부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만, 추후 업주가 손해액을 배상하고 직접 사고야기자인 다른 고객에게 책임비율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하면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수창씨 부부와 영재의 과실은 얼마나 고려되고 배상액 산정에 어떻게 반영될까요?
▶ 사실 이 사안은 수창씨 부부, 영재, 다른 고객, 식당업주의 과실이 모두 결합해 생긴 사고입니다. 수창씨 부부는 아이 혼자 놀이방에 둔 잘못이 있고, 영재는 다른 고객이 아이를 태워 자동차를 이용하려 하는데도 발을 빼지 않은 잘못이 있습니다. 

민법은 이처럼 피해자 측의 과실이 사고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경우 그 작용한 정도를 고려해 배상책임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과실상계라 합니다. 구체적인 사안마다 과실의 인정비율은 전부 다를 것이나 위 판례 사례에서 재판부는 수창씨 부부와 영재의 과실을 50%로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 식당업주의 배상책임은 총 손해액의 50%로 제한됩니다. 

참고로 상해나 사망 등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은 위자료(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적극손해(치료비 등 사고로 인해 직접 지출한 비용 상당액 배상), 일실수익배상(사고로 인해 노동력이 상실돼 발생한 미래 수익의 감소분, 소극적 손해)의 3가지로 구분되는데 계산상 피해자측 과실상계는 위자료를 제외한 일실수익배상과 치료비배상에 한정해 적용됩니다.
 
아울러 손해배상 청구 방식에 관해, 위자료는 수창씨와 명주씨, 영재 각자가 청구 가능하고, 치료비는 지출한 사람이, 일실수익은 영재가 각각 한 소송에서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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