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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69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낸 발전사들이 해당 과징금을 세법상 과세표준을 낮추는 '손금'으로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최근 한국남동발전, 포스코에너지 등 7개 발전사들이 동울산세무서장 등 7개 과세당국을 상대로 "법인세 등의 경정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들 발전사는 신재생에너지법이 정한 의무공급량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2013년부터 2015년 2월에 걸쳐 총 690억원의 과징금을 냈다. 이들은 당초 과징금을 손금(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감소시키는 세법상 항목)에 넣지 않은 채 법인세와 농어촌특별세를 냈는데 나중에서야 문제가 된 과징금을 손금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징금이 손금으로 인정되면 문제가 된 연도의 발전사 이익도 그만큼 줄어드니 세금도 깎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고들은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것은 원칙적으로 법인세법상 손금에 해당하고 예외적으로 손금 불산입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부담금이 의무이행을 강제하는 효과가 있더라도 '제대'로서 부과되는 경우에만 손금에 포함시킬 수 없을 뿐, 제재로서 부과되는 게 아닌 경우에는 손금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 과징금은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제재'로서 부과되는 공과금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의무 불이행이나 금지·제한 위반에 대한 제재로 부과되는 공과금을 손금으로 산입하게 되면 그 손금이 반영된 법인세액 상당액을 사실상 국가가 보조하는 효과 또는 제재의 효과를 경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 사건 과징금은 원고들의 법령상 의무 불이행에 대해 부과된 것이고, 제재로서 부과된 것이라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과징금을 손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물론이고, 이에 따라 법인세를 경감해 달라는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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