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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수당 일괄 월 20만원, 적법할까?

[the L][박윤정의 참 쉬운 노동법 이야기]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 성립 여부 및 포괄임금제 유효요건

편집자주다년간의 노동 사건 상담 및 송무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법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이지혜 디자인기자

#1. A회사는 철근공 甲과 1일 근로시간 8시간, 일급을 20만원으로 하는 단기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건설현장에서 근무하게 했습니다. 몇 차례의 계약 연장 끝에 甲은 퇴직하면서 시간외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이 소송에서 A회사는 비록 甲과의 근로계약서에는 포괄임금약정 취지가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근로계약 체결 당시부터 시간외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등이 예정돼 있음을 알고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묵시적으로) 약정해 일급여를 높게 책정했으므로 미지급임금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A회사와 甲 중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 甲의 주장이 타당합니다. A회사가 주장한 포괄임금제(또는 포괄임금약정)란 노동 관계 법률에서 도입한 개념이라기 보다는 “기본임금을 기초로 연장, 휴일, 야간근로 등에 대한 임금 또는 가산수당을 산정해 지급하는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의 임금산정방법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려는 사업장의 관행”을 판례가 인정한 사실적·관행적 개념입니다.

그러나 이런 포괄임금제는 자칫 계산상 편의를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사용자가 근로자가 실제 제공한 연장근로시간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판례는 포괄임금제의 성립요건을 점차 엄격하게 보고 있습니다.

판례는 특히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➀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➁ 근로시간, 정해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사정에 비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라 판시해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의 성립 여부에 대해 상당히 엄격한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6도1060 판결). 

사안에서 A회사와 甲의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과 일당만 기재돼 있을 뿐 수당 등을 포함한다는 취지는 없으며,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상 근로관계가 근로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감시·단속적이거나(예컨대 경비, 보안 업무 등) 교대제·격일제 등의 형태여서 실제 근로시간 산출이 어렵다고 볼 수도 없는 점을 고려하면, A회사와 甲 사이에는 근로계약과 별도로 포괄임금계약이 체결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A회사는 근기법의 원칙으로 돌아가 甲에게 시간외근로 수당 등을 따로 계산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2. B회사는 취업규칙에 따라 직원들에게 실제 연장근로시간이 얼만지를 따지지 않고 일괄하여 야근수당 명목으로 매월 20만원을 지급해왔습니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乙은 이런 야근수당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실제로 계산된 연장근로수당에 못 미친다고 주장하며 B회사를 상대로 임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이 소송에서 B회사는 업무 특성상 연장근로가 예상되는 직원에게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시간외근로수당을 야근수당이라는 명목으로 포괄해 지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B회사 직원들의 근로는 서버에 업무 내용을 업로드하는 등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므로 로그 기록 관리 등을 통해 근로시간을 어렵지 않게 산정할 수 있습니다. 
 
- B회사와 乙 중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 乙의 주장이 타당합니다.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실제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일정한 경우에 근로시간의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의 법정수당을 지급하는 포괄임금제가 허용될 수 있긴 합니다(대법원 2008다57852 판결). 사안에서 B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라 B회사와 乙 간에는 일응 시간외근로수당에 관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포괄임금제는 사용자가 근로자가 실제 제공한 연장근로시간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그 약정이 유효한지 여부는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판례는 ‘감시단속적 근로(예컨대 경비, 보안 업무 등)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근기법에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대법원 2008다57852 판결) 포괄임금약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춰 정당하다고 인정’돼야 비로소 유효하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8다6052 판결 등).
  
사안에서 B회사의 시간외 근로는 그 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을 뿐 아니라, 포괄임금제에 따른 시간외근로수당이 실제 근로자 乙이 연장근로한 시간에 대한 대가에 미치지 못하므로 불이익하기까지 합니다. 따라서 B회사와 乙 간의 시간외수당에 관한 포괄임금약정은 효력이 없으므로 B회사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乙에게 미달되는 법정 연장근로 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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