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 사진=이기범 기자

뇌물수수, 횡령 등 혐의로 지난해 1월 재판에 넘겨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1심 선고공판이 오늘(21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는 21일 오후 2시10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서관 425호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직권남용,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수석의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전 전 수석은 2013년 비서관과 공모해 GS홈쇼핑으로부터 대표이사의 국정감사 증인신청 철회 대가로 1억5000만원을, KT를 잘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1억원을 각각 한국e스포츠협회에 제공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전 전 수석이 2013년부터 2017년 5월까지 회장·명예회장을 지낸 단체다.

이외에도 △롯데홈쇼핑에 대한 방송 재승인 문제제기 중단 청탁의 대가로 3억원의 기부금을 받은 혐의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한국e스포츠협회에 20억원 가량의 예산이 배정되도록 한 혐의 △업체 관계자에게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와 관련한 현금 200만원을 수령한 혐의 등이 적용됐다.

지난 달 28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현직 의원이 권한을 사사로이 이용해 다수 기업에게서 뇌물을 받은 중대한 사안"이라며 "금품 수수 전까지는 권한을 남용해 압박을 가하다가 금품을 받은 후에는 기업의 불법 행위에 눈을 감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전 전 수석에게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징역 7년에 벌금 6억원 및 추징금 5억6000만원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 전 의원은 당시 최후진술에서 "철석같이 믿었던 비서관의 일탈을 까맣게 모르던 제게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며 "e스포츠와 관련해 정책적 능력을 가진 비서관이 알아서 잘 하겠지 하는 믿음을 가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건은 선의와 상식적 활동을 악의와 불법적 활동으로 왜곡한 것"이라며 "(검찰이) 표적수사라는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먼지털이식 기소를 한 것"이라며 "제가 정말로 돈이 필요했다면 직접 후원요청을 하지 비서관을 시켜 약점을 이용해 갈취하고 뜯어내는 비겁한 활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14개월 전 청와대에서 나온 이후 한 인간으로서 너무나 견디고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