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백 경북 상주시장이 경북 상주시청 회의실에서 6.13지방선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악취가 나지 않는 '신공법'이라는 말에 34억원 규모의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한 상주시가 해당 공법사·설계사 등으로부터 12억1115만여원을 배상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상주시가 하자가 있는 하수처리시설을 만든 공법사·설계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12억1115만여원의 배상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009년 6월 상주시(당시 이정백 상주시장)는 '무해한 청정가스를 배출하는 하수처리시설'이라는 업자의 제안에 계약을 맺었다. 2012년 3월에 시설 설비가 완공됐다.

그러나 완공 한 달 뒤부터 하수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상주시는 공개입찰을 통해 하수처리시설 운영을 다른 업체에 위탁했으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상주시는 2013년 4월에 악취를 줄이기 위해 1억7000만여원의 돈을 추가로 썼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상주시는 2013년 9월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상주시는 해당 공법사·설계사 등을 상대로 36억원(가동중지로 인한 피해·악취 및 대기오염 관련 보수비 등)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업자 측에 7억8009만여원의 배상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감정인을 통해 해당 하수처리시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악취 수준이 법적 기준의 약 24배에 달했으며 대기오염방지시설 또한 제 역할을 못했다고 판단했고 26억여원(하자보수비용·가동중지 손해액)의 손해배상액을 책정했다. 하지만 상주시가 민원 등에 적극적으로 응대하지 않아 가동중지에 이르게 된 점 등 원고의 책임을 참작해 업체의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했다.

2심은 업체에 "12억1115만여원의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내리며 배상액을 높게 잡았다. 2심은 1심이 책정한 손해배상액 26억여원 중 상주시가 위탁운영업체로부터 받은 운영비 반환금(2억여원)을 제외했다. 이어 상주시가 해당 사건에 대해 지닌 책임의 정도를 좀 더 낮게 평가해 업체의 책임비율을 50%로 1심에 비해 높였다.

대법원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손해배상책임 제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며 업체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