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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오장환 기자 = 보수단체 부당지원 등 '화이트리스트' 작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4부(조용현 부장판사)는 이날 조윤선 전 수석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2019.4.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12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등 8명의 선고 공판을 열고 김 전 실장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인정됐던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직권남용죄와 강요죄로 기소된 김 전 실장의 혐의 가운데 강요죄만 유죄로 인정했다.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려면 그 남용할 권한이 주어져야 하는데, 전경련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이 대통령 비서실의 일반적 직무권한이 아니라는 논리였다.
2심은 이런 1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경련에 대한 자금지원 요청은 피고인 김기춘을 정점으로 한 피고인들의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한다"며 "또한 직무집행의 외형과 형식을 갖췄다"고 봤다. 다만 김 전 실장의 형량에 차이는 두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히 김 전 실장을 가리켜 '화이트 리스트의 시발점이고 기획자이자 기안자'라고 표현했다. 이날 법원은 "김 전 실장은 누구보다도 행위의 시발점이고 기획자이자 기안자로 보인다"며 "보수단체 지원기조를 최초로 형성하고 자금지원 방안 마련을 가장 상급자로서 지시했다. 특히 5개의 보수단체를 특정해서 지원하도록 지원한 사실이 인정돼 강요 범행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을 인정한 이날 2심 판결은 '직권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인 사법농단 의혹 관련 재판들에 원용될 가능성이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관련자들은 일선 재판의 절차와 재판에 개입하려 한 의혹을 받아 대거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앞서 김 전 실장 등은 2014년 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상대로 어버이연합 등 21개 보수단체에 총 23억8900여만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기소된 조 전 장관 등은 2015년 1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31개 단체에 35억여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정원에 현안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2014년 9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국정원 특활비 총 4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은 "김 전 실장 등은 전경련이 대통령 비서실의 영향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다"며 "김 전 실장 등의 강요 행위로 전경련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제한됐다"고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와 함께 조 전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판결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조 전 문화부장관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4500만원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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