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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유독한 원료 물질을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지호 전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대표 등 SK임직원들에 대한 구속 심사가 법원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제품을 제조·판매, 이를 사용한 산모와 영·유아들을 사망케 하는 등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홍 전 대표와 당시 임직원 3명 등 총 4명에 대해 17일 오전 10시30분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날 법원에 도착한 홍 전 대표 등은 '유해물질 사용될 것을 알았느냐' '혐의 인정하느냐'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아무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이들은 이르면 이날 밤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SK케미칼은 앞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가습기 살균제 제품인 '가습기 메이트'의 원료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을 제조한 회사다.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지난 2002년 당시 가습기 메이트의 제조·출시 과정을 총괄했던 홍 전 대표 등에 대해 지난 15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두고 SK케미칼 관계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홍 전 대표 등이 가습기 메이트 출시 당시 독성 실험과 소비자 민원을 부실하게 처리하는 등 기업으로서 이행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원료물질인 CMIT·MIT의 흡입독성 유무를 검사하고 안전성을 확인해야 하는 주의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가습기 메이트 출시 이후 제품에 향과 계면활성제 성분을 첨가하는 등 원료물질 일부가 바뀌었는데도 따로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철 SK케미칼 부사장(53)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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