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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이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
◇옥시 판결문 들여다보니…똑 닮아있는 SK케미칼=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제조업체다. 홍 전 대표는 가습기메이트가 출시된 2002년 SK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냈고, 이듬해 1월에는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홍 전 대표가 제품의 제조 및 출시과정에서 최종 의사결정을 책임졌던 인물이라는 뜻이다.
검찰이 홍 전 대표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 주범으로 지목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6년의 실형을 받은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적용됐던 혐의와 동일하다.
당시 1심과 2심,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옥시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가습기살균제 개발·제조·판매에 있어 최종적 의사결정을 하고, 연구원을 비롯한 임직원들을 지휘·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SK케미칼이 가습기메이트를 출시할 당시 홍 전 대표의 역할과 똑 닮아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여부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느냐와 직결된다. 검찰 수사의 방점도 이 부분에 있다. 검찰은 SK케미칼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인 애경산업 역시 이를 어겼다고 보고 있다. 옥시 신 전 대표도 원료물질에 대한 독성실험 검사를 실시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안전성을 확인한 후에 제품을 시판해야 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위반했다.
제품 자체의 특성이나 사용방법상 문제로 인해 소비자의 생명·신체에 해가 가지 않도록 제품 포장지 등에 정확한 사용법을 지시해야 할 의무를 어긴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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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해 가습기메이트를 유통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를 비롯한 전 임원진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
특히 애경산업이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SK케미칼과의 계약서는 법리적으로 따져봤을 때 양측간의 문제이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입장에서는 형사상 책임을 좌지우지할 변수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양측이 합의한 계약서에는 가습기메이트 사용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SK케미칼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지난달 29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의 영장을 기각했다.
따라서 검찰은 애경산업 역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을 재판부에 설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날 SK케미칼 최고 책임자가 구속되면, 한 차례 거부됐던 애경산업 안 전 대표의 영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실제 애경산업 변호인측도 SK케미칼에 대한 구속여부 먼저 처리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안 전 대표의 구속영장까지 받아들여진다면 옥시 사태때 빠져나간 제조업체와 판매업체의 최고 책임자들이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법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SK케미칼 홍 전 대표와 임원 3명 등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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