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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공장서 노예처럼…지적장애인 모자 공장주에 승소

[the L] 법원 "2008년 이전 임금 못 받아"…"장애인 착취사건에 소멸시효 적용은 위헌" 헌법소원 내


지적장애 2급인 어머니와 아들이 15년간 돈 한 푼 주지 않고 부려먹은 공장주를 상대로 임금을 돌려달라며 낸 민사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법원은 현행법상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한다며 장애인 모자가 청구한 전체 금액 중 30%만 인정했다. 장애인 모자는 이 같은 장애인 착취사건에까지 시간이 지났다며 청구권을 소멸시키는 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18일 법조계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제1민사부는 당진시 소재 과자공장을 운영하면서 15년간 돈 한 푼 안 주고 지적장애인 모자를 부린 공장주에게 각각 1억5000여만원과 1억37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지난달 말 내렸다.

판결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지적장애 2급 장애인인 A씨와 아들 B씨는 지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과자공장에서 일했다. 이들은 공장 기숙사에서 거주하며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주 6일 공장주 지시에 따라 공장에서 기계로 쌀을 운반해 빻아 튀긴 다음 자루에 나누어 담거나, 자루를 옮기는 일을 했다. 일이 없을 땐 공장 인근 밭에서 풀매기, 청소 등을 했다. 

이들은 그동안 임금을 하나도 지급받지 못했다. 공장주는 아들 B씨가 느려 일을 빨리 하지 못하자 머리를 수수빗자루로 때려 피가 나도록 폭행하고, 모친 A씨의 장애연금과 국민연금 통장을 보관하다 통장에서 33회에 걸쳐 1900여만원을 맘대로 꺼내 썼다. 장애인 모자는 2016년 10월 신고를 받고 온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 직원들에 의해 구출됐다. 공장주는 근로기준법 위반,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모자는 공장주가 자신들의 지적장애를 이용해 15년간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연금액을 횡령당했다며 각각 3억8700만원, 3억5600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공장주 측은 "A씨와 B씨는 일이 없을 땐 상당 기간 쉬었고 일하기 싫다거나 아프다며 수시로 쉬었고, 특히 B씨는 수차례 가출하는 등 일을 많이 하지 않았으므로 해당 기간을 모두 일한 기간으로 쳐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아울러 "A씨와 B씨의 청구권은 사실상 임금채권으로 근로기준법과 민법상 3년이 지나면 소멸하고, 그게 아니라도 10년이 지나면 소멸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판단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떨어지는 지적장애인들을 공장으로 데려와 숙소에서 1년 내내 거주하게 한 것은 공장 가동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연유한 것으로 주로 공장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A씨와 B씨가 근로단절 없이 15년간 임금이나 퇴직금 없이 공장에서 일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적장애 2급의 원고들은 이미 노무제공 당시 40%의 노동력을 상실한 상황이어서 받을 돈은 60%로 제한되고, 아울러 해당 채권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 원고들은 2008년 1월 이전의 돈은 받을 수 없다"며 공장주 책임을 제한해 모자가 청구한 금액의 30% 가량만 인정했다.

11일 원고들은 이에 대해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학대사건'에 소멸시효 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재산권, 행복추구권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의 대리인을 맡은 유승희 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장애인 노동착취사건은 노동력제공의 전 과정에서 피해장애인의 진정한 동의가 없고,가해자가 피해자를 노동관계 뿐 아니라 생활전반에까지 지배하고 있으며, 피해장애인들이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 깨닫기 어렵고 피해기간이 장기간에 이른다"며 "피해장애인이 가해자에게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행사하여야 하는지 등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상당한 기간이 지남에도 장애인학대사건의 민사상 손해배상에 10년 짧게는 3년의 소멸시효기간을 적용해 피해장애인들의 권리구제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상 '민간인 희생사건'과 '중대한 인권침해사건· 조작의혹사건'에 소멸시효 조항이 적용되는 부분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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