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재개발 용역 입찰에 들러리 업체를 세워 뒷돈을 챙긴 조합사무장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부장검사 박현철)는 경기 북부의 2개 구역 재개발 비리를 수사해 A재개발 조합 사무장 박모씨(52)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의 범죄를 도운 홍모씨(30) 등 4명은 불구속기소, 명의를 빌려준 4명에는 벌금형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와 박씨의 처남 홍모씨(54)는 2014년 1월 경기도 의정부 재개발 조합의 범죄예방 용역업체 선정 시 다른 업체를 들러리로 세워 미리 내정한 특정인이 낙찰받도록 한 혐의(입찰방해)다. 이 대가로 사업을 낙찰받은 업체로부터 3억5200만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위반)도 있다.

이들은 같은 해 11월 조합 정비기반시설 공사 업체 선정에서 들러리 업체를 세우고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가 입찰해 59억4000만원에 달하는 공사를 낙찰받아 건설산업기본법도 위반했다.

함께 구속기소된 B재개발 조합 사무장 신모씨(51)는 조합 임원 몰래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와 조합간 PM(사업관리) 용역을 체결해 조합 자금 4억143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신씨는 변호사가 아님에도 변호사의 명의를 빌려 A·B 재개발 수용재결·명도소송 용역을 수주받아 10억원이 넘는 대금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무마해준다며 금품을 받아 챙긴 사례도 적발됐다. 변호사 사무장 박모씨(56)는 지난해 11월 구속 수사에 직면한 조합원들에게 검찰과 친분을 과시하며 수사를 무마해준다는 조건으로 8500만원을 받았다.

이번 수사에서 적발된 11명은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 범죄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이 범죄로 챙긴 금액의 환수절차를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적 시스템이 구비돼 있지만 범죄 수법이나 피해갈 방법이 계속 진화하고 조합원과 용역 계약자들의 불법적 카르텔이 형성돼 있어 수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예방 측면에서 사전 관리·감독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