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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씨]'마리텔'이 알려준 잘못된 성 상식, 제대로 묻지 않으면…

[the L]조루증 고민하다 신경절제술 받고 의료사고…수술정보·후유증 등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수술 결정


2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에서 '포경수술'이 소재로 다뤄진 후 성 의학 지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방송에 출연한 강동우 성의학연구소장은 어릴 때 포경수술을 해야 성병 예방 등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며, 오히려 발육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짚었다. 성 관련 궁금증은 말 못할 고민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잘못된 정보가 곧잘 상식으로 둔갑해 퍼져나가곤 한다. 

내 문제가 되면 더 어렵다.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아도 이 민망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놓기 쉽지 않다. 하지만 어디가 문제인지, 어디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부작용은 없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환자의 당연한 권리다. 의료인은 이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환자가 묻지 않았더라도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2011다29666)이 있어 소개한다.

A씨는 조루증으로 고민을 하다 비뇨기과를 찾았다. 의사 B씨는 음경 쪽 신경을 일부 절제해 촉감을 둔감하게 하는 수술을 권유했고, A씨 승낙을 받아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A씨는 수술 부위가 붓고 피멍이 들어 B씨에게 문의했고, B씨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2~3주 후에는 정상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명과 달리 A씨 상태는 악화됐다. 감각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서 가볍게 접촉하기만 해도 심한 통증이 발생했다. A씨는 다시 B씨 병원을 찾았지만 B씨는 특이소견이 없다고 보고 별 조치없이 A씨를 돌려보냈다. 그 뒤 A씨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았다. A씨는 이 수술을 받고 나서도 감각 저하와 통증에 시달리다 의료과실을 이유로 B씨에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신경을 절제하는 위험한 수술인데도 B씨가 수술 부작용을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았고, 사전 검사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수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수술 후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며 5억1200만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B씨는 A씨에게 한 수술이 이미 널리 시행 중이었고, 수술 후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합병증으로 나타난다는 보고가 없었으며, 이 합병증을 예측할 수 있는 검사 방법도 없었기 때문에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 쟁점은 A씨에게 통증증후군이 나타난 것이 B씨의 의료과실 때문인지, 수술 전 B씨가 A씨에게 합병증으로 통증증후군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었는지 등이었다.

1심은 B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A씨의 통증증후군은 B씨의 과실 때문이 아니며, B씨가 수술 전 이 증후군에 대해 설명할 의무도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A씨가 받은 수술로 인해 환자에게 복합부위통증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발생했다고 보고된 바 없는 사실, 수술의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부종, 혈종, 감염 등으로 인한 창상 치유 지연 내지 지루, 사정 불능, 발기부전 및 수술 후 수개월 정도 동안의 귀두 부위에의 짜릿한 통증 발생이나 지각 과민반응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던 사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발병 원인이나 기전에 대해 현재까지도 정확히 알려진 바 없고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단일한 검사법도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에 비춰보면 B씨가 수술로 인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B씨가 수술에 대한 위험성과 다른 부작용들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위자료로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에서 위자료 금액은 7000만원으로 늘어났다. B씨가 수술의 부작용, 후유증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수술의 장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는 점, A씨가 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수술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감안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자료 액수가 너무 많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B씨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고 다른 부작용·후유증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부분만 책임지면 되는데, 위자료 액수를 보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운 것처럼 보여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파기환송심은 이 판결을 받아들여 위자료 액수를 3000만원으로 산정했다.

◇관련 법령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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