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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명품' 알리고 팔아도 법 위반일까

[the L][친절한 판례씨]대법원 "1차 소비자 혼동 없었어도 2차 소비자나 제3자 혼동 우려 있어 위법"

지난해 7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관계자들이 명동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는 짝퉁 명품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짝퉁'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발간한 위조상품무역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 세계 무역의 3.3%가 위조상품 거래였다고 한다. 한화로 따지면 585조8590억원 규모다. 

우리나라 짝퉁 인기도 마찬가지다. 특허청이 2015년 압수한 짝퉁상품을 정품가격으로 환산해보니 1000억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2011년에 비해 11배나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온라인 거래를 통해 누구나 물건을 자유롭게 사고팔수 있게 된 것이 '짝퉁 붐'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사이트를 보면 짝퉁인데 진품인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 파는 곳은 거의 없다. 언뜻 생각해도 범죄인 데다, 요즘 소비자들은 이런 얕은 수에 넘어갈 만큼 순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브랜드의 디자인을 따서 만들었다는 식으로 짝퉁임을 암시하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행위도 범법행위라고 판단한 대법원 판례(2011도6797)가 있어 소개한다.

A씨는 2009년 인터넷쇼핑몰에서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비비안웨스트우드'를 따라만든 모조품 가방을 판매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진품가방은 150만원대였고 A씨의 모조품 가방은 1만9000원대였다.

A씨가 짝퉁을 진품처럼 속여 판매한 것은 아니었다. A씨는 홈페이지 상품소개란에 "야심차게 준비한 비비안웨스트우* 디자인의 숄더백이야"라는 설명을 남겨 판매제품이 모조품임을 암시했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되려면 모방대상 브랜드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 1심은 비비안웨스트우드가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표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2심은 1심과 달리 비비안웨스트우드가 국내에 충분한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홈페이지 상품소개를 보면 가방이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속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다. 1차 소비자들이 혼동할 우려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 가방을 본 다른 사람들이나 중고판매·선물 등으로 이 가방을 넘겨받게 될 2차 소비자가 모조품을 진품으로 착각할 우려가 있어 위법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비록 당시 구매자는 상품의 출처를 혼동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구매자로부터 상품을 양수하거나 구매자가 지니고 있는 상품을 본 제3자가 그 상품에 부착된 상품표지 때문에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는 등 일반 수요자의 관점에서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의 우려가 있다면 그런 상품표지를 사용하거나 그 상품표지를 사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사건을 2심으로 돌려보냈고, 2심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A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관련 조문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부정경쟁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ㆍ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標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ㆍ반포(頒布) 또는 수입ㆍ수출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

제18조(벌칙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조제1호(아목 및 차목은 제외한다)에 따른 부정경쟁행위를 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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