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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서초동살롱] '접견 피싱'에 신경 곤두선 변호사들

[the L]'변호사 사건상담' 구실로 구치소 접견 기회 낚는 구치소 수감자들


#서울 서초동에서 최근 개업한 A변호사는 한 여성으로부터 구치소 수감자를 접견해줄 것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신을 수감자의 모친으로 소개한 그는 "아들이 동부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데, 변호사님의 연락처를 주면서 연락해보라고 해서 연락드린다"며 "변호사님이 접견 한번 와주시면 아들이 상담을 받은 후에 선임하겠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A변호사는 즉시 수감자를 찾아가 접견했지만 오히려 연락을 먼저 한 수감자가 "좀 더 고민한 후에 선임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당장 자신을 선임할 듯하던 모친의 말과 달리 수감자가 연락이 없자 A변호사는 이상하게 여기다 주위에 자신과 비슷한 케이스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B변호사는 자신이 맡은 국선변호사건의 피고인으로부터 "다른 수감자의 사건 의뢰까지 부탁하겠다. 한 번 더 접견을 와달라"고 부탁받았습니다. 이후 B변호사는 자신의 피고인 외 세 명의 수감자와 접견을 진행했는데, 정작 이들은 이미 변호인이 선임돼 있거나 경제 여건상 사선이 아닌 국선변호를 신청할 예정이었습니다. 자신의 피고인이 만나보라고 권해 어쩔 수 없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다른 수감자들을 이용해 본인의 접견 횟수를 늘리려 한 겁니다. 

실제 수임은 한 건도 되지 않았습니다. 헛고생만 한 셈이지요. 이후 수감자는 화가 난 B변호사에게 수차례 사무실로 편지를 보내 "국선을 사선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며 "위임계약서를 가지고 접견을 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B변호사는 다시 수감자를 찾아가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약속한 일자가 지나도 입금이 되지 않았습니다. 수감자는 애초부터 B변호사를 선임할 여력이 없었던 겁니다.

"구치소에서 접견 상담만 요구하고 실제 수임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계속해서 제기되자, 대한변호사협회가 소속 회원들에게 '접견 피싱' 주의보를 냈습니다. 이른바 '접견 피싱'이란 구치소 수용자가 변호사 선임을 빌미로 구치소 접견을 유도한 뒤 무료 상담만 받고 돌려보내는 걸 말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피해사례를 수집해 '구치소 "접견 피싱" 주의 및 주요 피해사례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최근 소속 회원들에게 발송했습니다.

협회는 회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주로 교도소 수감자들 사이에서 신규변호사나 여성변호사의 연락처를 공유하면서, 순차적으로 변호사들에게 전화를 거는 방법으로 다수 변호사에게 접견 권유가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변협은 "변호사가 수용자를 접견 후 선임하는 것은 정상적인 수임방법이지만 무료 법률상담은 자칫 ‘접견 피싱’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유료 상담'하실 것을 재차 권유드린다"고 권고했습니다.

통상 구치소에 수감된 피의자의 경우 성실한 변호사를 선임하기 위해 상담을 한 후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접견 피싱'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변호사 접견 그 자체'가 주된 목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참고로 구치소에서 변호사 접견은 횟수 제한 없이 별도로 칸막이가 없는 장소에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 사이 얼마든지(평일 기준) 가능합니다. 하루 한 번 10분으로 제한된 일반 접견과 다른 건 피의자 및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호하기 위해서인데요. 변호사 접견이 일반 접견에 비해 다소 자유롭다는 점에 착안해 계속해서 변호사 상담을 이유로 접견을 이어가는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상담을 해도 수임이 되지 않으니, 변호사들로서는 헛고생만 한 셈이 되는 것이지요.

구치소 중 가장 피해사례가 많았던 곳은 서울동부구치소였습니다. 이유는 불명입니다. 화가 난 변협은 동부구치소에 5월 말 접견 피싱 관련 재발방지를 요청하는 협조 공문까지 보냈다고 합니다. '접견 피싱'이 과연 없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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