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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씨]방광 속 '소변'도 압수수색 가능할까

[the L] 마약사범 A씨, 소변 제출 거부하다 병원서 강제채뇨…법정와서 "위법수집증거" 주장했지만 실형


압수수색은 범죄증거 수집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수단 중 하나다. 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법원에서 매년 16만 건 이상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다. 올해도 4월 기준으로 8만2169건이 발부됐다. 법원 영장이 있으면 수사기관은 정당하게 압수수색 대상자의 집을 뒤지고 물건을 빼앗을 수 있다. 압수수색은 흔히 휴대전화, 노트북, 외부저장장치(USB)나 업무수첩 등 기록물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마약 수사에서는 머리카락과 소변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다. 마약 성분이 머리카락과 소변에 남아 마약 복용 여부를 알려주는 기록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압수수색 대상자가 머리카락과 소변 채취를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 머리카락은 뽑으면 되지만 방광에 있는 소변은? 이럴 때 방광에서 강제 채뇨할 수 있다고 판단한 판례(2018도6219)가 있어 소개한다.

이 사건 피고인 A씨는 마약 범죄로 징역을 살고 출소한지 2년도 되지 않아 또 마약을 복용한 혐의로 경찰 수사선에 올랐다. 경찰은 법원에서 A씨의 소변과 머리카락, 마약 사용·거래에 사용한 도구,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도 좋다는 영장을 발부받아 A씨 집을 찾았다. 경찰은 A씨 집에서 마약 투약에 쓰인 도구들을 찾아냈고, A씨에게 소변과 머리카락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A씨는 듣지 않았다. 3시간 넘게 설득했지만 A씨는 자해하면서 거부했다.

경찰은 수갑과 포승줄을 채워 A씨를 강제로 병원 응급실로 데려왔다. 이곳에서도 설득하려 했지만 A씨는 거부했다. 결국 경찰은 응급구조사를 불러 강제로 방광에서 소변을 채취했다. 이 소변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고, 결국 A씨는 마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서 A씨는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잘못됐다며 소변 검사 결과를 증거로 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압수수색·검증 영장 집행은 압수수색·검증 사유와 긴급성 등을 종합해볼 때 영장 집행을 위해 필요한 처분으로서 상당한 방법으로 이뤄졌으므로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A씨 소변을 강제로 채뇨한 것은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경찰관의 장시간에 걸친 설득에도 불구하고 A씨는 소변의 임의제출을 거부하면서 판사가 적법하게 발부한 압수영장의 집행에 저항했다"며 "A씨에 대한 강제력의 행사가 필요 최소한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경찰관의 이러한 조치는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0조 제1항에서 정한 '압수영장의 집행에 필요한 처분'으로서 허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대법원은 "압수대상물인 피의자의 소변을 확보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의자가 소변 채취에 적합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거나 저항하는 등 임의동행을 기대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수사기관이 소변 채취에 적합한 장소로 피의자를 데려가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했다. 

다만 대법원은 압수수색 영장에 근거해 강제 채뇨를 할 때도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최후 수단으로 활용돼야 하며,적법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법원은 "강제 채뇨는 피의자의 신체에 직접적인 작용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피의자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장애를 초래하거나 수치심이나 굴욕감을 줄 수 있다"며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가 있고 그 범죄가 중대한지, 소변성분 분석을 통해서 범죄 혐의를 밝힐 수 있는지, 범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피의자의 신체에서 소변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 채뇨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는 증명이 곤란한지 등을 고려해 범죄 수사를 위해서 강제 채뇨가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최후의 수단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강제 채뇨의 방법에 대해서도 "의사, 간호사, 그 밖의 숙련된 의료인 등으로 하여금 소변 채취에 적합한 의료장비와 시설을 갖춘 곳에서 피의자의 신체와 건강을 해칠 위험이 적고 피의자의 굴욕감 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소변을 채취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 법령

형사소송법

제215조(압수, 수색, 검증) ①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②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제120조(집행과 필요한 처분) ①압수ㆍ수색영장의 집행에 있어서는 건정을 열거나 개봉 기타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

②전항의 처분은 압수물에 대하여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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