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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배송업무에 종사하는 지입차량 운전기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지입차량 운전기사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B회사와 상품 배송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편의점에 상품을 배송하는 일을 했다. A씨는 2017년 10월 밤 12시30분쯤 한 관리센터 앞에서 작업을 하던 중 자신의 냉동탑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제지하려다 차량 뒷바퀴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곧바로 병원에 후송됐지만 늑골골절 등으로 인해 같은 날 숨졌다.
A씨 유족은 "A씨가 B회사의 근로자이며 A씨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3월 "A씨가 개인사업자등록을 보유하고 있고, B회사와 경영 위·수탁 계약을 체결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부지급 처분을 내렸다.
이에 유족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 유족은 "A씨가 B회사로부터 매일 고정된 급여를 받아왔고, 매일 차량운행일지를 작성하는 등 B회사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왔다"며 A씨가 B회사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B회사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B회사에 근로를 제공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산업재해 보상 보험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회사는 각 점포의 배송 순서와 분 단위의 배송 도착시간까지 모두 직접 정하는 등 A씨가 수행해야 할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정했고 A씨의 출근 시간과 출근지 역시 정해져 있었다"며 B회사가 A씨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운전하던 차량도 B회사 로고 등이 도색돼 있었고 상호명 역시 기재돼 있었다"며 "B회사 대표이사가 해당 차량으로는 다른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진술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A씨의 지입차량은 실질적으로 B회사 배송업무에 전속된 차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가 B회사에 전속돼 배송업무를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재판부는 A씨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내린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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