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다른 아동과 부딪혀 골절상을 입은 5세 아이를 방치한 혐의를 받은 어학원 교사와 이사장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반면 아이를 빈 교실로 데려가 영어 대사를 외우도록 시킨 것에는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은 키즈 어학원 교사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이사장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용인에 위치한 키즈 어학원 교사와 이사장은 아동유기·방임과 아동학대 행위를 통해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피해자가 뛰어놀다가 다른 아동과 부딪혀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절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엎드려 있는 피해자의 등을 발로 차고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법원은 어학원 교사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이사장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법원은 교사에게 “교사로서 상황을 인지했으면서도 신체에 상당한 위험이 발생할 사실을 용인하면서 피해자를 그대로 방치했고 병원에서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발달이 저해될 위험이 있었다고 보이며, 교사인 피고인으로서는 이와 같은 가능성과 위험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라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어 이사장에게 “해당 어학원과 관련해 아동학대 및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를 위한 시스템도 구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사장으로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기울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또한 검찰은 교사가 해당 사건 발생 5일 전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아이를 빈 교실로 데려가 영어 대사를 외우도록 시킨 행위를 통해 정서적 학대를 했다며 기소했다. 이사장에게도 이와 관련한 사용자 책임이 있다며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1심 법원은 무죄 판단의 이유로 “아동에게 훈육 목적으로 다소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행위가 모두 ‘아동 학대 행위’로 의율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2심 법원에서는 이와 같은 1심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 역시 원심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