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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김태한 대표가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22일 검찰 등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김 대표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에 크게 반발하며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김 대표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사실상 분식회계를 인정하는 진술을 했음에도 법원이 "사실 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한 영장재청구 검토와 함께 삼성의 요구에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을 조작한 안진회계법인 등 회계사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이들에게 합병 비율 조작을 지시한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단 등에 대한 조사 등을 보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김 대표는 영장실질심사에서 2015년 삼성바이오의 장부 상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회계법인과 함께 회계처리를 불가피하게 변경해야만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 회사(삼성바이오)의 자본잠식을 막는 것은 잘한 일이 아니냐"는 주장도 펼쳤다고 한다.
삼성바이오 측은 그간 회계기준 변경과 자본잠식 간 상관관계를 부인해왔다. 김 대표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도 2014년까지는 콜옵션 가치를 평가할 수 없어 콜옵션을 공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삼성 측 입장과는 배치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옵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었음에도 평가할 수 없다며 공시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는 것이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의 콜옵션 공시 누락을 분식회계로 본다.
다만 김 대표는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등에 대해 본인은 사전에 보고받은 바 없으며 관여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모 전무 역시 2016~2017년의 분식회계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상부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책임을 김 대표에게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 역시 김 대표에게 수시로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수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이 김 대표에 대한 구속 사유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분식회계 혐의를 일부 소명하겠다는 검찰의 1차 목표는 실패로 돌아갔다. 김 대표의 신병확보로 본안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검찰의 구상도 어그러지면서 수사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기업의 자본잠식 회피 조치가 경영상의 행위가 아니라 분식회계 혐의를 받는다는 점과, 콜옵션 공시 누락을 불성실 공시 위반이 아닌 분식회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또 최근 일본과의 갈등 속에서 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영장심사에서 '국익'을 강조하며 한일 간 갈등을 빚는 대외경제상황을 언급했다고 한다.
실제 영장 기각 직후 검찰 내부에서는 법원이 '윗선' 수사를 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불평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한 영장재청구 검토와 함께 삼성의 요구에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을 조작한 안진회계법인 등 회계사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이들에게 합병 비율 조작을 지시한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단 등에 대한 조사 등을 보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분식회계에 대해 자백 취지의 진술이 이미 확인됐기 때문에 사실 관계에 기반한 수사를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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