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조국 전 민정수석(54)이 논란이 되고 있는 '사노맹 사건'과 관련, "20대 청년 조국이 부족하고 미흡했다"면서도 "자랑스럽지도 부끄럽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과거 '사노맹 사건'과 연루돼 장관 자격이 없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조 후보자는 14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장관 후보자가 되고 나니 과거 독재 정권에 맞서고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던 저의 1991년 활동이 2019년에 소환됐다"며 "저는 28년 전 그 활동을 한번도 숨긴 적이 없다.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20대 청년 조국, 부족하고 미흡했다"면서도 "뜨거운 심장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 아픔과 같이하고자 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비가 오면 빗길을 걷고 눈이 오면 눈길을 걷겠다"며 " 저의 소명을 다하도록 하겠다. 더 상세한 내용은 국민의 대표 앞에서 소상히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울산대 교수로 재직하던 1993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산하 기구인 '남한사회주의과학원' 설립에 참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6개월간 구속수감 됐다. 이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사노맹은 사회주의 체제 개혁과 노동자 정당 건설을 목표로 1980년대 말 결성된 조직이다.

그는 '사노맹 사건'과 관련한 논란에 당초 "할 말은 많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답을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색깔론'으로 비화되는 조짐이 일자 정면으로 이에 맞서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자는 하루 만에 입장을 표명한 이유에 대해 "많은 보도가 있었고 약간의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 후보자는 기자들의 질문 전 이같은 입장을 먼저 밝혔다.

또 논문의 발주처에 따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바꾼 게 아니냐고 지적한 보도에 대해선 "전혀 (입장이) 다르지 않다"며 "저는 일관되게 경찰국가화 경향을 비판해 왔고, 동시에 검찰의 수사 지휘권 오남용을 비판해왔다. 두 가지는 모순되지 않다. 두 보고서는 주제가 다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한국일보는 조 후보자가 2009년 경찰청의 발주로 작성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보고서에서 검찰의 수사지휘권 오남용 문제를 지적하며 지휘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 2005년 발표한 논문과 입장이 상반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