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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사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16일 오전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에 있는 정 사장 사무실을 포함한 TF 고위 임원 사무실,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에서 검찰은 삼성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19.5.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인멸하거나 이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삼성 측 임직원들이 사건의 본류인 분식회계 부분을 함께 심리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문건 파기와 자료 은닉 등 검찰의 수사 내용을 대체적으로 인정하지만 분식회계와 연관성은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26일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와 김모 삼성전자 부사장 등 삼성그룹 임직원 8명에 대한 제3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본격적인 공판이 시작되기 전 공판 진행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정하는 절차인 공판준비기일인 이날 증거인멸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인 타인의 형사사건, 즉 분식회계 등의 본안 사건을 두고 검찰과 피고인 양측 간에 법리 공방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증거인멸 관련 혐의의 유무죄를 다투기 위해 타인의 형사사건인 분식회계 사건을 어느 정도까지 심리해야 하는 지가 도화선이 됐다. 피고인 측은 검찰이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 교사 등의 공소사실로 제기한 문건 파기나 자료 은닉 등의 행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자료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볼 수 있는 지는 사실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증거인멸죄가 인정되려면 삼성바이오와 관련된 분식회계 혐의가 먼저 유죄로 판단돼야 하기 때문에 증거인멸에 대한 유무죄를 따지는 해당 공판에서도 분식회계 관련 혐의가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분식회계의 유무죄에 따라 증거인멸죄의 양형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분식회계가 증거인멸보다 순서상 밝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검찰 측은 "타인의 형사 사건이 반드시 유죄가 아니더라도 유죄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알고 관련 증거를 인멸할 경우 증거인멸죄가 성립하기 때문에 분식회계 관련 혐의를 함께 심리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의 공방은 검찰이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를 문제삼은 것이 적정한 지 여부에 대해서까지 이어졌다. 피고인 측은 검찰이 당초 삼성바이오가 2015년 삼성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연결 대상에서 지분법 대상 자회사로 바꿔 지배력을 상실하게 된 것을 문제삼았다가 2012년 삼성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없는데도 연결 대상을 삼은 것 자체를 문제삼는 것인지, 몇 년도 재무제표의 어떤 부분이 회계 위반인지에 대해 특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 삼성바이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해 4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증선위 고발 내용은 물론 삼성바이오가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삼성에피스를 설립하면서 바이오젠이 원하는 시기에 삼성에피스의 지분 절반을 살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었으나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앞두고 회계상 부채로 처리해야 할 콜옵션의 존재를 숨겨 기업 가치를 부풀린 것 또한 분식회계라고 주장했다. 즉 합병을 전후로 두 차례의 회계부정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이 재판부에 배당된 피고인 8명의 5개 증거인멸 사건 모두를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공판기일 진행과 관련 없는 피고인은 사전에 재판부의 허락을 받고 재판에 나오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들의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9월 6일 오후 4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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