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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정경심, 세 가지 혐의 규명 여부가 결과 좌우

[the L]횡령 시 불법적 이득 취득 의사·고의 문서 위조·증거인멸 지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검찰소환을 앞둔 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23일로 예정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 등 혐의 입증에 따라 구속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정 교수에 대해 입시비리, 사모펀드 투자 비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뇌경색 등 건강상의 이상을 호소했지만 절차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 발부요건 중 건강상의 이유 항목이 없을 뿐더러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김경숙 이화여대 교수가 유방암으로 항암치료 중이었음에도 구속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원칙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법원은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 △피의자에게 일정한 주거가 없을 때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을 때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를 구속의 실체적 요건으로 규정해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있다.

이같은 요건에 비춰봤을 때 법조계에서는 정 교수가 검찰의 출석요구에 따라 수차례 나와 조사를 받았고 주거도 일정한 만큼 도주의 우려는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수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대부분의 증거가 수집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결국에는 검찰이 정 교수의 혐의를 얼마나 명확히 밝혀냈는지에 따라 영장발부 여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검찰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혐의가 얼마나 명확하게 드러났냐는 것"이라면서 "법원에서 건강상태 등도 물론 확인하지만 최근 구치소에서도 통원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건강상의 이유로 영장이 기각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밝힌 정 교수의 혐의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횡령, 자본시장법상 허위신고·미공개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등 총 11가지다. 혐의 수가 많은만큼 영장실질심사 당일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혐의 중 가장 사안이 중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사모펀드 투자 비리 의혹 부분이 얼마나 규명됐느냐에 따라 구속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와 사모펀드운용사를 설립해 경영하며 허위신고와 미공개정보이용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하고, 투자를 기획한 뒤 이를 운용해 불법적인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정 교수는 조씨와 함께 사모펀드를 실질적으로 운용하면서 투자사의 자금으로 수익금을 보전받았다는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고 있다. 또 이같은 수익을 조 전 장관의 공직자 재산등록이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숨긴 혐의(범죄수익은닉법 위반)도 받는다.

업무상 횡령죄의 경우 신분범으로서 피의자가 업무상 보관자 신분을 가지고 있어야만 범죄가 성립된다. 검찰이 정 교수를 이같은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봤을 때 정 교수가 실질적으로 사모펀드를 운용하며 자금을 관리했다는 어느정도 구체적인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경우 검찰은 정 교수가 횡령으로 불법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한다.

정 교수는 자신이 근무하던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과 인턴증명서 등을 위조해 딸의 입시에 활용한 혐의(위조사문서행사)를 받는다. 또 국립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측으로부터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아 활용한 혐의(허위작성공문서행사)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허위문서로 서울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 국립대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시켰다. 또 이화여대 등 사립대의 업무를 방해한 데 대해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이같은 입시비리와 관련해서 검찰은 지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에도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과정을 수사하면서 최경희 전 총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을 이대에 대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해 유죄 선고를 이끌어낸 바 있다.

정 교수에게 적용된 사문서위조죄의 경우 행사할 목적으로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사전에 승낙없이 위조할 경우 성립한다. 정 교수처럼 타인 명의로 문서를 위조했을 경우 내용의 진실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검찰은 정 교수 딸의 인턴활동 여부보다는 정 교수가 실제로 총장 직인을 활용해 문서를 위조했다는 증거를 집중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게는 정 교수가 고의적으로 문서를 위조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남는다. 또 정 교수가 딸의 입시에 이같은 문서를 활용할 목적으로 위조했다는 사실도 검찰이 넘어야 할 산이다.

이밖에도 정 교수는 자신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에게 사건 증거물인 집과 연구실 PC를 반출하도록 한 혐의(증거은닉교사)와 조 전 장관 인사청문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이 펀드 투자내역을 알 수 없었던 것처럼 운용내역 보고서 등을 급조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위조교사)를 받고 있다.

이같은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김씨를 수차례 소환해 조사하면서 관련 정 교수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다수 확보했고 압수수색을 통해 CCTV 영상을 확보하는 등 구체적 증거도 일정 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변호인단은 지난 21일 정 교수의 딸 입시비리 문제에 대해서는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따져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사모펀드 비리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정 교수를 조범동씨와 동일시해 조씨의 잘못을 정 교수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바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증거인멸교사나 증거위조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정 교수가 인사청문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명하려 했음에도 이를 증거인멸로 보고 있어 근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가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정씨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지 않고 계속해서 응하고 있기 때문에 도주 우려로 영장을 발부하진 않을 것 같고, 증거인멸 가능성이나 혐의의 중대성을 위주로 볼 것"이라며 "만약 이번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검찰 수사에서 범죄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어 수사에 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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