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는 한국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위반(음란물 유포)으로 지난 5월 2심에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지난달 16일 미국 법무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손씨에 대한 기소장을 보면 워싱턴DC 연방대배심은 손씨를 아동음란물 홍보, 배포 및 공모, 돈세탁 등 6개 혐의로 총 9건을 기소했다. 미국에서는 UN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아동음란물을 소지했던 것만으로도 5년~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사건 개요도./사진제공=경찰청

손씨에 대한 국내 처벌이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며 처벌 수위가 훨씬 높은 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지고 있지만 실제 송환 여부는 복잡한 법리 관계에 대한 해석과 판단 뒤에야 결론이 날 전망이다.

신민영 변호사(법무법인 예현)는 "국경을 넘나들면서 벌어진 일이고 행위가 두개인지 한개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서 까다로운 문제"라면서 "별개의 사실관계라면 인도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한가지 사실관계라면 우리나라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범죄인 인도는 결국 주권의 영역이기 때문에 음란물 제작 및 배포 등으로 이미 한국에서 처벌받은 손씨를 (미국 법무부가 그 이외 혐의로 기소한) 돈세탁 등 혐의만으로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미국 사법당국의 송환 요구에 응한다고 하더라도 손씨가 이를 거부하면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까지 거쳐야 해 송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

손씨가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을 경우 손씨는 별다른 제재 없이 내년 4월 사회로 복귀한다. 2심 재판부는 손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취업제한을 명했지만 이외 다른 제재 조치는 없다.

아울러 손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 위반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는 있다. 그러나 음란물 사이트 운영이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에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신상공개·고지명령의 대상은 아니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달 16일 손씨가 운영한 아동음란물 사이트에 대해 2년간 해외 31개국과 국제공조 수사를 벌인 결과 32개국에서 이 사이트를 이용한 310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충남에 있는 자신의 집에 서버를 두고 다크웹에 사이트를 개설해 유료회원 4000여명으로부터 7300여회에 걸쳐 4억여원 상당의 가상통화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일부 매체에서는 손씨가 이달 형기를 마치고 출소할 예정이라고 보도됐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3월 손씨를 검거해 지난해 9월 1심 판결 때까지 손씨를 약 6개월간 구금했다. 1심에서 손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이후 지난 5월 2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현재까지 손씨는 12개월간 구금됐고, 6개월 정도 형기가 남아 내년 4월 출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