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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바람피워 낳은 자녀, 친생부인하려면

[the L] [나단경 변호사의 법률사용설명서]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나보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단경변호사의 법률사용설명서입니다. 최근에 무정자증인 남편이 아내와 첫째 자녀는 인공수정으로, 둘째 자녀는 아내가 제3자와 혼외자로 출산했는데 혈연관계가 없어도 두 자녀가 모두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와 많은 분들이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질문을 하셨습니다. 오늘은 어떻게 유전자검사 결과 혈연관계가 없어도 친생자로 추정된다고 보는 것인지 판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안에서 남편 A씨는 부인 B씨와 1985년 결혼을 했지만 A씨는 무정자증으로 자녀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에 부부는 시험관시술을 통해 다른 사람의 정자를 제공받아 1993년에 첫째 자녀를 낳고 출생신고를 마쳤습니다. 이후 1997년 둘째 자녀가 태어났고 A씨는 자신의 무정자증이 치유된 것으로 생각하고 둘째도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마쳤습니다. 그러다 A씨와 B씨가 2013년 이혼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A씨는 두 자녀가 친자식이 아니라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두 자녀 모두 A씨와 유전학적으로 친자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1. 혼인 중에 태어난 자녀는 남편의 자녀라고 법률상 추정을 받고, 이를 깨트리기 위해서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합니다.

 

우선 우리 민법은 자녀의 복리와 법적 지위를 안전하게 하기위해 민법 제844조에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라고 법률상 추정하고 있습니다. 법률상 추정이란 어떠한 사실이 있으면 또 다른 사실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그 추정의 매개가 법률 규정인 경우를 말합니다.

 

우리 민법은 이렇게 친생추정을 받는 자녀에 대해서 이를 깨트리려면 민법 제847조의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합니다. 그런데 친생부인의 소는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민법 제844조의 친생 추정을 받지 않는 자녀에 대해서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통해 친생자 관계를 부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만약 법원에서 판례로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예외를 인정하게 되면 친생자가 아닌 것을 알게 된 후 2년이 지났더라도 “친생부인의 소”가 아닌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로도 친생자관계를 부정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 대법원은 1983년 전원합의체 판례로 친생자 추정의 예외를 인정한 예가 있는데 부부가 따로 사는 등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로 예외를 매우 좁게 인정한 판례가 있습니다(대법원 1983. 7. 12 선고 82므59 전원합의체 판결).

 

2. 혼인 중 남편의 동의에 따라 제3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시험관시술로 출산한 첫째 자녀의 경우 친생자로 추정되고, 인공수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친생추정의 예외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사안에서 첫째 자녀는 남편의 동의에 따라 제3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시험관시술을 통해 출산한 자녀입니다. 따라서 첫째 자녀의 경우 DNA검사 결과 친자가 아니므로 친생추정의 예외를 인정해야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대법원은 "친생추정 규정은 문언상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혈연관계의 존부를 기준으로 그 적용 여부를 달리 하지 않는다. 특히 인공수정으로 임신한 자녀에 대해 친생추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지도 않다“ "인공수정 자녀는 부부와 실질적인 친자관계 모습을 형성·유지하고, 사회적으로 보더라도 인공수정 자녀는 부부의 자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남편의 동의는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주요한 근거가 되므로, 남편이 나중에 자신의 동의를 번복하고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6므0000 판결).

 

결국 우리 대법원은 첫째 자녀의 경우 인공수정에 동의한 후 이를 번복하는 것은 친자관계에 관한 민법의 기본질서 및 선량한 풍속에 반하고, 인공수정하여 유전자가 친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친생추정의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3. 혼인 중 아내가 제3자와 혼외관계로 출생한 둘째 자녀의 경우에도 DNA검사로 친자녀가 아닌 것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친생추정이 미치기 때문에, 친생부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합니다.

 

사안에서 둘째 자녀는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것이 아니었고 아내가 혼인중에 제3자와 혼외관계를 통해 출생한 경우였습니다. 법원에서 밝혀진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둘째 자녀가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던 2008년 경 병원 검사를 통하여 둘째 자녀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친자로 출생신고 된 사실에 관하여 문제 삼지 않은 채 아버지로서 둘째 자녀를 키워왔으며 협의 이혼 과정에서 둘째 자녀의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며, 양육비로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월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각서를 공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우리 대법원은 친생자 추정의 예외가 인정되지만 둘째 자녀를 친자로 출생신고하고 양육하여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어 파양하지 않는 이상 친생자관계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본 원심을 파기하고, 사후적으로 유전자형이 배치된다는 사정이 밝혀진 경우에도 여전히 친생추정이 미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우리 대법원은 유전자 검사 결과 자신의 자녀가 아닌 것이 명백하다는 사실 만으로는 친생자 추정의 예외가 인정되지 않고 그러한 사실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지 그 이후에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안 된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면서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친생추정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친생추정 규정을 바탕으로 장기간 형성된 친자관계, 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혼인관계 등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가족관계를 일시에 불안정한 상태로 만든다. 친자관계를 장기간 불안한 상태로 두는 것은 민법이 친생추정 규정을 두어 형성하고자 하였던 친자관계의 모습에 부합한다고 할 수 없고 안정을 요하는 신분질서의 본래 성격과 맞지 않는다.”, “신분관계를 포함한 가족관계는 기본적으로 혈연이라는 생물학적 관계에서 출발하지만 반드시 혈연관계만으로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혼인과 같이 사회적 관계를 통해 구성되는 가족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친자관계에 한정하더라도 오늘날에는 혈연뿐만 아니라 가족공동생활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형성된 친자관계가 중요한 가치를 지니므로 이를 보호할 필요성도 커졌다. 이는 과학적 검사기법의 발달로 혈연관계를 쉽게 확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6므0000 판결).

 

이 판결에 따르면 유전자 검사 결과나 혈액형 검사 등으로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83년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처럼 한쪽이 장기간 해외에 있었다든가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가 있었다는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지 않은 한,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2년 이내에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날 가족이 혈연이라는 생물학적 관계만으로 구성되는 것은 아니고, 가족공동생활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형성된 친자관계 또한 중요한 가치를 지니므로 이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자녀들의 신분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법조문-

 

제844조(남편의 친생자의 추정) ①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

 

제846조(자의 친생부인) 부부의 일방은 제844조의 경우에 그 자가 친생자임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제847조(친생부인의 소) ①친생부인(親生否認)의 소(訴)는 부(夫) 또는 처(妻)가 다른 일방 또는 자(子)를 상대로 하여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내에 이를 제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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