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이 지난 10월7일 오전 서울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10.7/사진=뉴스1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상사와의 면담 없이 관할 고검장에게 직접 이의제기가 가능케 하는 등 검사의 이의제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권고안을 내놨다.

12일 개혁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아 대검찰청이 대검 예규인 '검사의 이의제기 절차 등에 관한 지침'을 즉시 개정하고, 이를 공개하도록 지휘･감독할 것을 권고했다.

권고안은 △숙의 절차를 삭제하는 등 이의제기 절차를 단순화하고 △이의제기된 사안에 대한 심의 권한을 원칙적으로 각 고등검찰청에 부여하며 △각 고등검찰청에 설치된 위원회를 통한 심의(심의위원회 신설 또는 기존 검찰시민위원회 활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심의절차에서 이의제기 검사의 진술기회를 보장하고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이의제기 검사를 수사결과 등에 대한 책임에서 원칙적으로 면책하며 △이의제기에 따른 수사배제･인사상 불이익을 금지하고 △이의제기 검사에 대한 복무평정 불이익 방지방안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국회는 2004년 1월 검찰청법 제7조를 개정해 '검사동일체의 원칙'을 '검찰사무에 관한 지휘·감독관계'로 바꾸면서 검사의 이의제기권을 명문화했다.

현행 지침에 따른 검사의 이의제기 절차는 '이의제기 전 숙의→이의제기서 제출→기관장 조치→수명의무 및 불이익금지 등 총 4단계를 따른다. 그러나 어떠한 방식과 절차로 이의제기권을 행사해야 하는지에 관한 절차규정이 없어 검사의 이의제기권 규정이 사문화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현행 규정에 따르면 이의제기 당사자인 검사와 '해당 상급자'가 의무적으로 논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의제기서에 해당 상급자의 의견을 덧붙여 소속 기관장에게 제출하도록 해 이의제기 검사의 최종 해명기회를 박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제1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2017년 9월 검사의 이의제기권 행사 및 처리 절차에 대한 명문규정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권고했고, 대검 검찰개혁위원회도 같은해 11월 검사의 이의제기권의 구체화 방안을 수립·시행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개혁위는 검사의 이의제기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면 검찰이 상명하복식 의사결정시스템을 탈피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위법･부당한 검찰권 행사에 대한 내부적 견제장치로 기능해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과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김오수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은 "권고안을 존중해 대검과 협의 하에 '검사의 이의제기 절차 등에 관한 지침'을 연말까지 개선하는 등 검사의 이의제기 제도가 실질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