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사진=뉴시스

검찰이 정부에 백신을 납품하는 제약업체들의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구상엽)는 13일 국가 의약품 조달사업과 관련해 입찰담합 등 불법 카르텔을 결성해 온 것으로 의심되는 10여개 의약품 제조·유통업체들에 대해 입찰방해 등의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한국백신·광동제약·보령제약·GC녹십자 등과 유통업체 우인메디텍·팜월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제약업체들이 조달청을 통해 보건소 등 국가 의료기관에 백신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담합을 벌였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달청으로부터 입찰 관련 자료를 넘겨받고 일부 업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장을 받아 장기간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들이 담합한 백신은 주로 신생아들에게 투여하는 결핵 예방주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결핵을 예방하는 BCG 백신을 일본 JBL사로부터 독점 수입한 한국백신이 고가 백신(경피용)의 판매를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사형 백신 주문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독점적 이득을 챙겼다며 과징금 9억90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들 업체들의 가격 담합 뿐 아니라 일부 업체들이 제품 부작용 등 위험성을 알고도 백신을 납품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