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 따라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닌데도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업무협약을 맺는 등의 활동을 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의 위원장과 간부들에게 대법원이 벌금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노동 조합 및 노동 관계 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의 위원장 양모씨(62)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대법원은 양모씨 외에 같은 노조의 간부 2명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도 함께 확정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하면 이 법에 따라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행정관청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은 노동조합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2016년 3월 문제가 된 명칭을 사용해 업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같은 날 주식회사 카카오로부터 자문위원 위촉을 받았으며, 4회에 걸쳐 회의에 참석해 ‘카카오드라이버’와 관련해 자문한 혐의를 받았다.

피고인들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이미 적법하게 설립된 다른 노조가 명칭을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변경사항을 신고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업무 양해각서’ 등은 카카오 측에서 준 문서이고 서명을 할 때는 ‘개인서명’을 했으며 노조 명칭을 기재해 넣거나 노조 직인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의 단체 규약에 따르면 이 단체의 설립일은 2012년 4월9일로 돼 있고 이들이 명칭이 변경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노조는 그 이전에 설립됐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1심 법원은 “‘업무 양해각서’ 등이 작성된 경위 등을 비춰 보면, ‘노동조합’의 명칭을 사용해 문서들이 작성되도록 하고 양해각서 체결 및 자문행위를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이들에게 벌금 70만원~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1심 법원의 판단이 맞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2심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노동조합 명칭을 사용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하급심 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