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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리포트

[MT리포트]공수처법, 30일 본회의 통과할까?

[the L]"고위공직자 부정부패 근절"vs"무소불위 권력기관"

국회/사진=뉴스1


이른바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30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간 대립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공수처란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엄정하게 수사하기 위한 독립된 수사기구를 가리킨다. 공수처를 설치·운영하기 위한 법안은 지난 4월29일 선거법 개정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과 함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공수처는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에도 고위공직자 비리 근절을 위한 필수적인 기구란 의견과 무소불위의 옥상옥(屋上屋) 수사기관 이란 견해가 맞서며 논란이 이어져왔다.

국회 '4+1 협의체'는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24일 합의된 수정안을 다시 제출했으나 이마저도 여야간 대립으로 본회의를 통과할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위공직자 부패범죄 수사는 공수처가 먼저?=국회 '4+1 협의체'의 공수처 법안 수정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부패범죄에 있어 다른 수사기관들보다 우선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 이는 공수처와 검·경의 수사 혼선을 막기 위한 장치다.

수정안 제24조 제2항에 따르면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 동조 제4항은 제2항에 따라 고위공직자 범죄 등 사실의 통보를 받은 공수처장은 통보를 한 다른 수사기관의 장에게 수사처 규칙으로 정한 기간과 방법으로 수사개시 여부를 회신해야 한다. 즉 경찰이나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에서 고위공직자의 부패범죄를 발견했을 경우 이를 공수처에 통보한 뒤 공수처장의 허락을 받아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합의 내용이 공개되자 검찰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검경이 수사 착수 단계에서부터 공수처에 사건 인지 사실을 통보하는 것은 사실상 사전보고"라면서 "공수처가 해당사건의 수사개시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게 되면 결국 공수처가 공수처를 포함한 검경의 '고위공직자 수사에 대한 사건 배당 기관' 역할을 하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수정안대로라면 검경의 고위공직자 수사 시스템은 무력화되고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에서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경의 직접수사를 인정한 취지가 무의미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같은 조항에 "첩보 단계에서부터 공수처에 보고하고 그것이 정권과 관계된 것이면 뭉개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 임기 후반에 드러날 수밖에 없는 각종 권력형 부패 범죄를 미리부터 막아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은 다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수처는 규모만으로 보면 검찰의 1%도 안되는 조직"이라면서 "검찰이나 경찰이 만약 나쁜 의도를 가지고 사건을 왜곡하거나 전하지 않으려 하면 공수처가 그걸 방지하는 권한이나 기능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검경이 범죄인지 사실을 통보하는 것은 공수처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한 필수적인 조항이란 의견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수처장…정치적 중립성은=수정안에 따르면 공수처장의 자격은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또는 그 밖의 법인에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사람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이 중 경력 15년 이상인 사람 중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토록 했다.

이처럼 공수처장 임명을 대통령 몫으로 하자 일각에서는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람이니만큼 대통령 의중에 따라 수사권을 행사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해 숱한 비판에 시달리는 검찰도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어 그렇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수처장 인사권마저 대통령에게 있다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4+1 협의체'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수정안을 통해 오히려 정부나 여당이 공수처 인사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수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제적위원 5분의 4 이상으로 의결할 수 있도록 하던 내용을 전체 7명 중 6명 이상의 위원이 찬성으로 의결토록 변경했다. 전체 7명 중 2명은 야당 추천 몫이므로 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최종 공수처장 후보가 될 수 없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인사 선정이 보장될 수 있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친여성향의 야당도 있다며 비록 야당 추천 몫이 2명이지만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반발했다.

◇기소권까지 갖는 공수처...기소심의위는 빠졌다?=한편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부패범죄에 대한 수사권 뿐만 아니라 기소권까지 갖게 되면서 비대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수정안에서 기소심의위원회 조항이 빠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소심의위는 공수처의 기소 여부를 심의·의결할 수 있는 기구다. 본래대로라면 공수처 검사가 불기소 결정을 내렸을 때 기소심의위의 의견을 구해야 했다. 하지만 법원에 재정 신청 제도가 이미 존재해 기소심의위는 불필요하다는 견해와 기소심의위가 오히려 법률적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정안에서는 빠졌다.

수정안 제29조 제1항은 고소·고발인은 공수처 검사로부터 불기소 통지를 받았을 때 서울고등법원에 그 당부에 관해 제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4+1 협의체'는 공수처의 독립적인 기소를 보장하기 위해 기소심의위 설치 조항을 뺐다고 하지만 법조계와 야권에서는 공수처가 아무런 견제장치 없이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논의 초반부터 공수처 법안에 기소심의위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28일 기소심의위를 설치하는 내용을 추가한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공수처 검사가 잘못하면 공수처가 징계?=이밖에도 공수처는 일명 '셀프징계'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공수처 검사가 비위를 저지른 경우 검찰 수사가 아닌 내부 징계위원회를 거쳐 징계토록 규정하고 있다.

수정안 제32조와 제33조는 공수처 검사가 비위를 저질렀을 경우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하도록 규정했다. 수정안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정치운동에 관여하는 일 △금전상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일 △공수처장 허가 없이 보수를 받는 직무에 종사하는 일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했을 때 △직무 관련성 여부 관계없이공수처 검사로서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했을 때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 '4+1 협의체'는 이러한 조항을 통해 공수처를 외부 기관으로부터 독립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조항에 야당 등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고위공직자 부패범죄에 대한 우선적 수사권까지 갖는 공수처가 외부 기관의 감시나 견제를 받지 않고 자체 징계 절차를 통해 내부 인사 조치를 하겠다는 것은 통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이 새롭게 생겨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4+1 협의체'는 공수처의 제도적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외부 기관이 공수처 내부 인사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협의체는 공수처 검사가 공수처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내부 징계위원회를 투명하게 운영해 비위를 저지른 검사를 처벌하고, 공수처 검사가 퇴직을 희망할 때 감사원이나 검찰·경찰에 징계사유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해 비위가 드러나지 않고 묻힐 우려는 적다고 주장한다. 수정안 제42조 제2항은 공수처 검사에 대한 징계처분을 한 때에는 그 사실을 관보에 게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4+1 협의체'의 이같은 설명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공수처 검사들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부 입김에 영향을 받았는지, 우선적 수사권을 통해 수사하다가 몰래 암장한 사건은 없는지도 외부 기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논란을 안고 있는 공수처 법안은 30일 국회 본회의가 개최되면 곧바로 표결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 여당은 공수처 법안이 무리없이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선 공수처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부 의원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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