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재가했다. 추 장관은 지난해 10월14일 조국 전 장관의 사표가 수리된 지 80일 만에 '검찰개혁' 바통을 이어받아 개혁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통과된 데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도 연초 처리될 예정이다. 법무부 장관 임명 절차까지 신속하게 진행되면서 신임 장관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수처 법안 통과에 따른 시행령 제정 등 법안 통과 후속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에 통과된 공수처법안은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합의한 안으로, 검찰이 일부 조항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지만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일례로 공수처 법안에는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등 공무원 임용 절차를 '공수처 규칙'으로 정하기로 했는데, 공수처가 헌법상 규칙 제정권을 가지지 않아 '위헌'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면밀한 후속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고위간부 조기 인사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유재수 전 부시장 관련한 '감찰무마'와 '하명수사' 의혹 등에서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청와대와 여권 등에서 무리한 수사란 비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재 '윤석열 수사라인'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7월 말 법무부는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하며 대전·대구·광주고검장과 부산·수원고검 차장검사·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고검장 3석과 검사장 3석을 비워둔 상태다. 앞으로 승진 인사에서는 이들 공석이 우선적으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장 승진 인사 후속으로 차장검사나 차지청장(차장이 있는 지청) 등에 대한 후속 인사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데, 추 장관이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사라인 교체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사장 승진 인사를 준비하기 위해 28기에 대한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받는 등 검찰에서 인사 작업을 하고 있느냐'는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 질의에 "제가 알지 못하지만, 통상적인 견문으로는 고검 검사급 이상 검사에 대해서는 인사 시기에 동의서를 받는 게 일반적인 절차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추 장관은 문재인 정부 이후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23번째 장관급 인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