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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특검 '재판부 기피' 받아들여질까…대법원 결정 사례 보니


이재용 특검 '재판부 기피' 받아들여질까…대법원 결정 사례 보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이 지난 2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대한 기피 신청을 내면서 법원은 다시 새 판단에 돌입한다. 특히 이번 판단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소송 당시 내려진 대법원 결정과 함께 비교될 것으로 보인다.




이부진 이혼소송 재판부 기피 신청에서 '일반인이 의심을 가질만한 사정' 인정한 대법


삼성그룹 일가 재판에서 재판부 기피 신청 제도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3월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이혼소송 2심 재판장인 강민구 부장판사가 편향적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그는 강 부장판사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과 나눈 것으로 밝혀진 문자들을 문제 삼았다. 강 부장판사와 삼성 간의 친분이 드러난 만큼 해당 재판을 맡게 해선 안 된단 주장이었다.

그러나 기피 신청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은 "기피 사유로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임 전 고문 측은 곧바로 항고했고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4일 임 전 고문의 기피 신청을 받아들이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그러면서 '일반인의 시각'을 언급했다.

대법원은 "강 부장판사는 모 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던 때 장 전 사장에게 10여 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여기에는 사적인 내용들이 포함돼 있고 이런 사실은 여러 언론매체에서 보도돼 사회 일반에 알려진 바 있다"며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일반인 관점에서 볼 때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다는 의심을 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평균적 일반인으로서, 당사자의 관점에서 의심을 가질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때에는 실제로 그 법관에게 편파성이 존재하지 않거나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는 경우에도 기피가 인정될 수 있다"고 결정문에 명시했다.

이 대법원 결정은 사건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관점을 기피 인정 사유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법조계에 논란을 일으켰다.




민사소송법과 형사소송법…적용 조문 다르지만 '제도 취지' 자체는 같아


재판부 기피 신청은 민사소송과 형사소송 모두에서 가능하다. 임 전 고문의 경우 민사소송법 제43조 제1항을 근거로, 이 부회장 특검 측은 형사소송법 제18조 제1항을 근거로 기피 신청을 냈다.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때 그 법관을 직무 집행에서 배제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규정한 조문들이다.

근거가 되는 법조문이나 각 소송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임 전 고문의 기피 신청과 특검 측 기피 신청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기피 제도 자체가 존재하는 취지나 인용 요건 등 전반적 내용에서는 민사상이나 형사상 모두 그 맥락을 같이한다.

따라서 이 부회장 특검이 낸 재판부 기피 신청 사건에서도 임 전 고문 신청에 대한 결정례가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 특검은 기피 신청을 하면서 "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 1월17일 재판 때 삼성이 미국 연방 양형기준을 참조한 준법감시제도 개선 방안을 도입한다면 양형 감경 사유로 삼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반면 특검이 추가로 신청한 증거 23개는 기각 결정을 하는 등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겠다는 예단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 부장판사의 발언들은 대부분 언론을 통해 그대로 노출됐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교수·법조인 348명은 이 부회장 재판이 '노골적인 봐주기'로 흐른다는 비판 성명을 낸 바 있다.




법조계 "그래도 받아들여질 확률 적다" 의견 다수


다만 법조계는 이번 특검의 재판부 기피 신청 인용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법원이 평소 재판부 기피 신청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 재판부의 경우 기피가 인정될 정도의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긴 어렵단 것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접수된 법관에 대한 기피·회피·제척 사건 26건 중 받아들여진 건 단 1건뿐이다.

또 대법원에서 재판부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진 사례를 살펴보면 법관이 당사자 한쪽과 약혼 관계이거나 친구인 경우, 원수지간인 경우 등 직접적 관계가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반면 법률 해석에 관한 견해를 재판 진행 도중 발표한 경우에는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기피 신청 사건에선 당사자와 법관 사이에 객관적이고 실질적인 관계가 존재해 결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정 부장판사의 경우처럼)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는 게 기피의 인정 사유가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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