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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주빈 공범과 대질까지 시켰지만…범죄단체조직죄 적용 '험난'


검찰, 조주빈 공범과 대질까지 시켰지만…범죄단체조직죄 적용 '험난'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chmt@



텔레그램에서 돈을 받고 불법 성(性) 착취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을 수사기관이 연일 소환해 조사 중이다. 수사팀은 경찰로부터 송치된 혐의사실 소명과 더불어 범죄단체조직죄 적용까지 검토 중이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태스크포스(TF)는 5일 오후 2시경부터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돼 있는 조주빈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TF는 이날 공범으로 알려진 전 거제시청 소속 공무원 천모씨도 함께 소환해 조주빈과 대질시켰다. TF가 조주빈을 소환해 조사한 지 9번째 만이다. 조주빈은 토요일인 전날도 오후 2시부터 조사를 받았다.

TF가 조주빈과 공범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검찰이 조주빈 일당을 범죄단체로 구성해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지금까지 파악된 수준으로는 범죄단체 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조주빈 일당을 범죄단체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형법 제114조다. 해당 조항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이같은 범죄단체의 구성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조금 더 자세히 규정돼 있다. 폭력행위처벌법 제4조는 범죄단체의 구성요건으로 △범죄를 목적으로 할 것 △집단을 구성하거나 그러한 단체 또는 집단에 가입하거나 그 구성원으로 활동할 것 △수괴(보스), 간부(중간보스), 수괴·간부 외의 사람(조직원)으로 구성될 것 등을 들고 있다.

간단히 말해 조주빈 일당을 범죄단체로 구성하려면 이들이 특정 범죄를 목적으로 모였다는 것과 조주빈을 보스로 하고 중간보스, 조직원이라는 위계질서를 갖추고 있었다는 것 등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 범죄단체 구성은 입증책임이라는 것이 검찰 내부의 정설이다. 하지만 현재 수사 과정에서 조주빈 일당을 범죄단체로 구성할만한 증거나 유의미한 진술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선 1차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은 범죄단체 구성쪽으로 수사의 초점을 맞추지 않았었다. 경찰은 조주빈의 신병을 확보한 뒤 기초적인 범죄사실과 공범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후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주빈이 혼자서 범행을 저지른 게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이야기가 나왔지만 경찰은 구속 기간 만료로 사건을 송치했다. TF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의 수사 보고서에는 검찰이 판단한 범죄단체조직죄 구성요건 중 10% 정도만 들어있었다고 한다.

TF가 조주빈 일당을 범죄단체로 구성하려면 구성요건을 처음부터 다시 조사해야 하는 셈이다. 범죄단체로 구성되려면 진술만이 아니라 행동 강령이나 조직도 같은 구체적인 물증도 있어야 한다. 조주빈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총 12가지의 혐의로 송치됐고 TF가 수많은 혐의를 조사하고 확인해야 한다. 물리적으로도 구속 기간 20일 내에 범죄단체 구성요건까지 검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범죄 목적' 부분도 입증이 만만치 않다. 조주빈측은 조주빈과 공범들이 처음부터 함께 텔레그램 방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 함께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한다. 조직원의 경우에도 현재 조주빈의 '박사방' 참여자 전부를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 모두 동일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도 애매한 상황이다. 어느 선까지 조직원으로 볼 수 있는지는 당연히 더 깊게 검토해봐야 한다.

이밖에도 TF는 조주빈과 일당들이 어떻게 수익을 분배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이들이 단순히 지시를 이행하고 그에 대한 수당을 지급받았다면 범죄단체로 구성이 어렵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급여 지급 관계가 있어야만 범죄단체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TF는 조주빈이 범죄로 벌어들인 가상화폐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가상화폐를 관리했는지조차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동의 한 부장검사는 "범죄단체 구성이라는 게 범죄자 몇명이 모여 함께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범죄단체 구성 여부에 따라 형이 달라질 수 있어 재판부에서도 무척 신중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어설프게 구성요건을 갖춰서는 입증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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